문화재청, 7일 지정예고

용장계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 측면. <사진제공=문화재청>

경주 남산 용장계 지곡(池谷) 제3사지 삼층석탑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2월 7일 경북 경주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 탑은 전탑형 석탑이다. 8개의 사각석재를 기단으로 삼고,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을 하나의 석재로 만들었다. 장엄이나 장식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전형적인 통일신라 석탑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층 기단석 위에는 3단의 탑신(塔身) 받침이 있는데, 하단 모서리가 깨진 상태다. 탑신받침 위에 1매의 석재로 된 1층 탑신석이 올려져 있고, 그 위 옥개석 전각의 네 모서리에는 풍탁(風鐸)이 달려있던 구멍이 뚫려있다. 2층 탑신석도 1매의 돌로 이루어졌으며, 3층 탑신은 2층 옥개석 낙수받침의 상단과 3층 옥개석의 하단이 맞닿아 이어진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에 관한 문헌기록이 없어 용장계 지곡 삼층석탑이 언제 건립됐는지를 확인할 만한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탑지 주변에서 ‘용(茸)’자 등 9점의 명문기와가 출토돼 용장사(茸長寺)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곡 제3사지에서 출토된 와당(瓦當)을 비롯한 여러 유물들로 미루어 사찰이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후반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며, 석탑지 주변에서 출토된 분청사기 조각과 백자 조각 등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사찰의 법등(法燈)이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탑은 무너져 있었는데 2000∼2001년까지 2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거쳐, 석탑 부재를 모아 2002년에 복원했다. 노반석(露盤石) 아래의 부재는 남아있는 원 부재를 사용했다.

이 석탑은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보물 제65호)과 경주 남산동 동삼층석탑(보물 제124호) 등과 함께 경주지역, 남산 주변의 산록에서 만들어진 장소적인 특징도 있어 한국석탑에서 또 다른 ‘전탑형 석탑’의 계보를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은 30일 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 검토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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