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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대담=이혜숙 (사)불교아카데미 원장)
  • 사진·정리=이강식 기자
  • 승인 2007.06.1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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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과 불교를 접목시키고 있는 생명과학자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일상생활이 수행이라는 지론을 펴는 그를 이혜숙 (사)불교아카데미 원장이 서울대 수의과대학 연구실에서 만나봤다.      - 편집자 -

대담 = 이혜숙 (사)불교아카데미 원장

기복 방관은 신도 ‘무시'요 ‘폭력'

검증 안된 수행법에 현혹 안돼야
행복·자유 찾는 수행공동체 조성 추진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불교계가 현대과학에 이끌려가서는 안되고, 오히려 지혜고서 지식사회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불교계가 현대과학에 이끌려가서는 안되고, 오히려 지혜로서 지식사회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 불교와 인연 맺었는지요?

어릴적에 신촌에 살았었는데 연세대에 담장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인근에 봉원사가 있었는데 우리는 ‘새절'이라 불렀어요. 집안도 불교였고, 그곳에 항상 놀러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불교문화를 접했던 것 같아요. 서울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불교반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동덕여고 불교반 친구들과 남산에 있는 대원정사에서 법회를 보곤 했습니다. 불교가 정말 와 닿았다는 것보다는 뭔가 있을 것 같고 뭔가에 끌렸습니다. 출가도 생각했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경전으로만 불교를 접하다 보니까 내가 구하던 답을 얻지 못했죠. 그러다 대학 들어가서는 4년 간 열심히 교회를 다녔습니다. ‘왜 사는가'에 대해 불교에서는 답을 얻지 못했기에 해답을 찾으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다녀봤죠. 그런데 거기서도 답이 없었어요. 나중에야 나의 눈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어떤이는 불교가 미신의 종교라는 말을 합니다. 생명과학자로서 불교를 설명하신다면?

불교야말로 현대과학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종교라고 봅니다. 일반인들은 현대과학을 첨단 생명과학이라고 인식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현대과학은 일종의 기형적인 학문입니다.

사람을 질병에 걸린 생명체로만 봅니다. 중요한 것은 질병에 걸린 사람의 병을 고쳐서 빨리 죽지 않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유기적 관계를 알아 가지고 건강하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생명과학은 병든 사람을 고치는 정도입니다. 물론 병든 사람 고치는 것도 소중합니다. 부처님 말씀은 그러한 관계들을 잘 만들면 아주 건강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죠.

▲요즘 각종 마음수련 프로그램 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런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기가 부처인데도 부처인지 알지 못하는 이들이나, 스스로 부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계기는 마련돼야 합니다. 그것 또한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문화를 만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종종 그런 문화가 상업화 된다든지, 그것이 전부인양 받아들이게 되면 곤란합니다.

그동안 불교 내에 그런 문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보지만, 검증되지 않은 여러 가지 수행법 등에 많은 사람들이 현혹돼서 좀 더 빨리 올바르고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놔두고 고생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최근 생명과학 때문에 전국이 떠들썩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장수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는데 불교적 입장에서 짚어 주신다면?

현대 의학은 병든 사람을 고쳐 오래 살게 하자는 개념입니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병든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첫 걸음이고, 건강한 상태로 살자는 것입니다. 오래 산다거나 짧게 산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요즘 첨단 생명과학은 삶의 질보다는 삶의 양에 치중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에 대해서 불교적인 시각없이 그냥 휩쓸려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계 내에서 특정 과학적인 연구 사안에 대해서 지지 입장을 보내는 것은 자제해야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스님들은 지혜로써 세속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이끌어 왔거든요. 그런데 과학은 지혜가 아니라 지식을 다루는 어떤 분야인데, 지혜로서 방향을 설정해야 할 분들이 오히려 끌려가는 모습입니다.

요즘도 불교계 일부가 국익과 특허 수호 명분을 내세워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고 나서는데, 부처님이 지금 이 시대에 나오신다면 그 길거리에 서 있을까요? 

우희종 교수와 이혜숙 원장이 서울대 교정에서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우희종 교수와 이혜숙 (사)불교아카데미 원장이 서울대 교정에서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불자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드뭅니다. 조계종에서도 생명윤리에 관심을 쏟다가 몇차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조계종 생명윤리연구위원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보고서 냈습니다. 생명윤리에 대한 문제는 종단 안에서 안정된 한 분야로 정착시켜 지속적으로 종단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지금은 의지가 안보여 안타깝습니다.

▲불자들의 경우 불교신행이 믿는 것에만 치중돼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스님들이나 신도를 이끌어 주시는 분들이 믿는 것에만 치중된 신도들을 바르게 이끌려는 의지가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신도들을 너무 무시한다는 생각도 들구요. 부처님께서는 아무리 어려운 말이라도 당시 일반인들에게 좋은 말로 설명해주고 대기설법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아줌마들이나 할머니들은 잘 모른다'고 규정해 놓고 맹목적인 믿음만 강조하는 것은 안된다고 봅니다.

물론 믿음이 바탕이 돼야 하겠지만, 이끌어줘야 할 분들이 오히려 먼저 체념하고 단절하는데 저는 그걸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님들이 신도들에게 이런 폭력을 행하지 않는지 되돌아 봐야합니다.

▲재가불자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재가불자들은 무엇보다도 간절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주위분들 중에 좋은 신도로, 좋은 불자로, 수행을 잘하는데도 성장을 못하고 멈춰서 있는 부분이 많아요. 왜 이분들이 안되는지를 살펴보면,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저 이해만 하고 끝난다는 것이지요. 자기 삶의 변화가 없는 믿음은 자기 치장에 불과합니다.

‘왜 내 삶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가. 끝없이 노력하면서도 왜 그게 안되는가'라는 부분에 대해서 되돌아 봐야 하는 합니다. 타성적으로 믿고 ‘나는 안된다'는 생각에 체념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행하는 폭력입니다. 그런 부분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람이 60~70년을 산다고 했을 때 몇 년간 자기를 찾는 데 푹 빠져도 되잖아요?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유로움과 평화로움이 지금 누구에게나 약속돼 있는데 그것을 갖지 못하는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고 자신의 길들여진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바로 잡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검증되지 않은 수행법에 빠져 빨리 얻으려 합니다. 절실해야 한다는 말은 결코 서두르라는 말은 아니거든요. 간절하게 서서히 가야지, 마음만 조급해서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과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을 많이 봐왔어요.

절집에서 수천년 간 내려오는 기도 참선 염불 위파사나 등의 수행법을 버리고 검증되지 않은 수행법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요즘 불교공동체를 구상하고 계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 단체인지요?

몇 년간 절에서 참선 모임을 하면서 같이 구상했던 것입니다. 지식이나 학문은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과학도 지식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문화입니다. 그런 지식으로 인간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궁극적으로는 불필요한 고통없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작은 체험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꿈이었구요. 나름대로 구상해 왔는데 마침 한 스님의 신도 중에서 그런 뜻을 가진 분이 계셔서 함께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 경남에 3만평 땅을 마련해 놓았는데,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마을을 만들 것인가는 조율이 필요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프랑스에 있는 틱낫한 스님의 자두마을 같은 공동체를 생각해 왔는데, 스님들이나 다른 분들은 전통적인 선원을 생각하고 계십니다. 현재 재단을 만들고 있는 중인데, 마음공부나 프로그램은 제가 이끌어 가고, 돈을 희사하신 분들이 재단의 재산을 운영토록 할 생각입니다.  

◇우희종
·1958년 서울 출생
·1981년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1982년~1987년 일본 동경대학 문부성장학생 박사
·1987년~1992년 미국 펜실버니아대학 의과대학 및 하버드 의과대학 재직
·1992년~ 현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현재 조계종 생명윤리 연구위원회 연구위원, 신행회 서울지부장, 중앙승가대학 외래 강사.

◇이혜숙
·1956년 출생
·1995년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 박사
·2003년~2005년 (사)생명나눔실천본부 사무총장
·2003년~현재 (사)불교아카데미 원장
·2005년~현재 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 진행
·현재 동국대 불교대학원 불교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사진·정리=이강식 기자  lks97@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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