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까지, 흥천사ㆍ수국사 소장 63점

불교중앙박물관은 2월 1일 오후 2시 불교중앙박물관 로비에서 상설전 ‘서울지역 왕실발원 불화’를 개막했다.
사진은 수국사 극락구품도.

조선말기 왕실의 안녕과 망자의 극락왕생을 빌었던 원당(願堂)사찰에 봉안된 불화와 불상, 불복장물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현조 스님)은 2월 1일 오후 2시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왕실발원 불화를 주제로 한 ‘서울지역 왕실발원 불화’를 개막했다. 조선 왕실의 원당사찰이었던 서울 흥천사와 수국사 소장 불화 및 복장물 63점이 전시됐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

왕실발원이란 왕실의 비빈(妃嬪), 종친(宗親), 상궁(尙宮) 등이 중심이 되어 왕실의 안녕과 기복을 비는 의미를 담아 불상과 불화 등을 조성하고 후원하는 것을 말한다.

관장 현조 스님은 “숭유억불(崇儒抑佛)사상이 조선의 일반적 통치이념으로 알려져 있지만, 불교신앙은 왕궁과 민간에서 여전히 성행했으며 국가를 수호하는 호국이념이기도 했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한성부(漢城府)와 경기도(京畿道)의 왕실 원당이었던 흥천사와 수국사의 불화를 통해 조선 말기의 왕실발원 불화를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욱 불교중앙박물관 학예사는 “조선 말기는 조선 시대에서 왕실의 후원으로 조성된 불화가 가장 많은 시기다. 부처님의 광배 안쪽 면을 금박으로 가득 채우고 보살들이 들고 있는 지물마다 금을 채워넣어 존상을 장엄했다.”며 전시된 불화의 특징으로 금(金)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점을 꼽았다.

전시된 성보로는 흥천사에 소장됐던 극락구품도ㆍ극락보전 편액ㆍ목조아미타불좌상ㆍ아미타불도와 수국사에 소장됐던 극락구품도ㆍ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유물(발원문) 등이 있다.

수국사는 세조 5년(1459) 정인사(正因寺)라는 이름으로 창건됐다. 세조의 맏아들 의경세자(懿敬世子)가 이른 죽음을 맞자, 극락왕생을 위해 능 인근에 지은 절로 12년 뒤에는 인수대비(仁粹大妃)의 후원으로 대대적인 중창불사가 행해져 총 119칸의 대가람이 되었다. 이후 화재와 중수, 폐사를 거쳤다고 추정되며, 1900년에 월초(月初) 스님이 현재의 자리에 중창했다.

흥천사는 도성에서 매우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특히 순조 대부터 국가의 복을 기원하는 왕실원찰이 되어 왕실의 후원으로 헌종·철종 대에 꾸준히 주요 불전을 건립했다. 흥천사는 조선 태조 6년(1397)에 태조가 신덕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정릉(貞陵)을 조영하고, 그 원당으로 능 동쪽에 절을 세워 정릉의 능침사찰(陵寢寺刹)로 창건됐다.

전시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불교중앙박물관장 현조 스님.
흥천사 극락보전 편액.
흥천사 삼존불좌상. 각 불상이 조성된 시대와 장소가 다르다고 추정된다. 
흥천사 극락구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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