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정 22곳 순례한 역사·문학기행집
임연태/인북스/19,500원

자연 풍광이 수려하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빠짐없이 누각(樓閣)과 정자(亭子)가 있다. 누각이 궁궐이나 사찰·서원에 우뚝 서 있다면, 정자는 산수(山水) 좋은 곳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선조들은 이곳에 올라 기개를 드러냈고, 풍류를 노래했다. 바로 누정(樓亭詩)다. 본지 임연태 편집주간이 누정시(樓亭詩)로 찾아가는 역사문학 기행집 〈정자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니〉를 펴냈다.

2015년까지 발간된 월간 〈유심〉에 3년 간 게재했던 원고를 추리고 보완한 책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남아 있는 누정시의 현장을 찾아 역사와 문학적 관점에서 누각과 정자를 살피고,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선조들의 숨결과 정신을 녹여냈다. 선비들의 시문(詩文)뿐 아니라 각 누정의 창건자와 시대적 배경, 지리적 환경과 주변 풍광과 인물에 얽힌 일화를 상세히 기술했다.

책은 누정이 위치한 지리적 환경에 따라 총 5부로 구분했다. 1부는 ‘동해의 밝은 달’은 바닷가에 위치한 누정, 2부는 ‘시비 소리 들릴세라’는 계류에 자리한 정자, 3부는 ‘만 리 바람 머금었네’는 강변의 정자, 4부는 ‘화엄세상 굽어보니’는 궁궐과 사찰의 누각, 5부는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길’은 평야와 산정에 위치한 정자다.

울진 망양정을 시작으로 삼척 죽서루·강릉 경포대·간성 청간정·평해 월송정·진주 촉석루·신륵사 강월헌·부석사 안양루·경복궁 경회루·남원 광한루 등 22곳 누정의 풍경과 시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각 누정에서 시를 남긴 묵객은 신라시대 최치원을 비롯해 고려시대 이규보·문익점·이색·정몽주, 조선시대 하륜·이이·정철·이산해·김시습·김병연·서거정 등이다. 누정을 소재로 한 시는 물론 누정 현판에 걸린 시까지 210여 편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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