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고판화博, 22일~3월 31일 ‘세계의 닭’ 특별전
피카소ㆍ샤갈 닭 작품 등 세계 닭 판화 70여점 전시

파블로 피카소의 수탉 석판화.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20세기 최고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수탉’, 샤갈의 석판화 ‘노란 꽃다발과 닭’ 등 판화 속 동ㆍ서양의 ‘닭’을 한자리에 감상할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졍유년(丁酉年) 설을 앞두고 1월 22일부터 3월 31일까지 2017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으로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 - 세계의 닭 판화 특별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의 세화 목판화ㆍ민화ㆍ석판화와 탁본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의 목판본과 목판 연화(年畵), 부적류, 우키요에, 피카소의 ‘수탉’과 샤갈의 석판화 작품, 헝가리의 석판화 등 ‘닭’을 주제로 그린 동ㆍ서양의 판화와 그림 7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명나라 때 만들어진 중국의 신선들의 이야기를 모은 ‘열선전전(列仙全傳)’, ‘입춘대길 금은만당’이란 용어가 들어있는 중국 연화, 우리나라 풍속 중에 닭싸움을 즐겨하였던 것을 백동도 석판화, 우리나라 풍속을 다양하게 판화로 표현한 폴 자클레도의 우키요에 판화 중에 두건을 쓴 남자와 짚신을 신은 조선인이 싸움닭을 들고 있는 아름다움 다색판화 등이 볼거리다.

‘열선선전’에는 닭과 관련이 있는 신선인 축계옹이 삽화로 등장한다. 축계옹은 1000마리가 넘는 닭을 기르면서 한 마리 한 마리에 모두 이름을 지어주었을 정도로 ‘닭 사랑’이 지극했다. 게다가 닭의 이름을 부르면 그 닭이 즉시 달려왔다고 한다.

또 <개자원화보>를 비롯한 미술교과서인 화보류와 불교경전인 <부모은중경> 등에 등장하는 닭의 모습, 아름다운 오색 수탉 육필민화와 '화조도 닭 민화 다색' 목판화, 일본의 유명한 미인화 우키요에 작가인 우타마로의 ‘백천조’ 다색판화와 일보최고의 화가인 호코사이의 ‘군계도’ 다색판화, 피카소의 ‘수탉’, 샤갈의 ‘노란 꽃다발과 닭’ 석판화 등도 볼 수 있다.

닭은 세계 여러 국가와 민족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동물이다.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로서 역할뿐 아니라, 수탉의 벼슬은 출세와 부귀, 암탉이 상징하는 다산을 상징한다.

닭은 지네의 천적으로 지네를 없애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도교를 창시한 장도릉이 닭으로 변신해 오독(五毒, 지네ㆍ전갈ㆍ두꺼비ㆍ도마뱀ㆍ뱀)을 없애는 금계천사부적으로 발전했다. 불교에서도 금계천사부적을 받아들여 오불관을 쓴 지장보살상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정월 초하루에 닭 세화를 판화로 찍거나 그려서 대문에 붙인다. 이를 통해 모든 악을 막아 주고 행운이 깃들어 행복한 한 해를 기원했으며, 경명주사로 부적을 찍어 몸에 지니고 모든 악을 막고 소원성하기를 기원했다.

한선학 관장은 “밤의 어둠을 몰아내고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인 닭의 불굴의 정신으로 국가에 닥친 환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도약하여 세계 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세계 닭 판화관련 자료 70여점을 모아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김유신 장군묘 12지신상 중 닭 탁본.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백동도 투계 석판화.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백천조(우타마로).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샤걀의 석판화(노란 꽃송이 와 닭).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세화(대길대리)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한국 세화, 닭 목판화.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열반도(일본) 속 닭.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열선선전에 등장하는 축계옹.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염색화(붉은 닭과 개구리).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부모은중경>에 등장하는 닭.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폴자클레의 투계 우키요에. <사진제공=원주고판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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