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260호

첫 만남, 연애, 그리고 결혼

안녕하세요. 월간 <금강>을 자주 보는 독자입니다. 평소 다른 독자님들의 글을 보다가 문득 저도 저의 연애 이야기를 한 번 해 보고 싶어서 글을 보냅니다.

저는 어느 사찰 대학생회에서 아내를 만나 8년의 연애 끝에 11월 결혼에 골인 했습니다. 저희는 2008년 11월 겨울의 초입에, 이제는 사라진 한 맥주가게에서 선배와 후배 사이로 만났습니다. 그때 저는 졸업생이었고, 그녀는 갓 들어온 신입 법우였죠.

처음 만난 이날 저는 사찰대학생회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며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당시 아내는 저를 보고 ‘저 선배는 참 독특하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한 해가 지나고 2월 어느 날, 사찰대학생회 집행부 이ㆍ취임식에서 그녀를 두 번째로 만났습니다. 뒤풀이에서 게임도 하며 첫 만남 보다 더 자연스럽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뒤풀이가 끝나고 여법우들을 배웅하는 과정에 그녀도 함께 배웅하게 됐죠.

그 후 저는 대학원에 입학했고,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사찰 대학생회를 다닐 생각으로 오랜만에 법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다행히 그녀는 법회 참석률이 높았고, 자주 만남을 통해 친해지게 됐죠. 그녀와 친해지게 된 계기는 대학생회 법우들과 보드게임 소모임을 만들고, 활동하면서입니다. 그녀도 소모임에 함께 활동했고, 그로 인해 더욱 친해지게 됐죠. 그 뒤 몇몇 사건을 거쳐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연애 초반에는 비밀연애를 했지만, 사귄 지 100일을 기점으로 모임에 공식커플 선언을 했습니다.

그 뒤 저희는 큰 싸움 없이 300일, 1년, 2년…8년의 연애를 했고, 올해 11월 상견례를 통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을 통해 장장 2,673일의 연애에 종지부를 찍으며, ‘너와 나’에서 ‘우리’로 넘어갔습니다.

불교를 통해 만난 저희 부부는 앞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함께 배우면서, 평생 서로 아끼면서 행복하게 살기를 부처님께 서원할 것입니다.

김중행 / 서울시 은평구 증산동

 

성경공부 권하는 동화선생님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분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동화구연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동화책으로 어머니를 학습시켜 자녀에게 교육을 하도록 하는 방문 학습이라고 합니다. 무엇인가 배우고 누군가를 만나는 과정이 있어야 하기에 함께 만나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전공이 심리상담인데 성경말씀을 전하는 일도 하는 분인가 봅니다. 개인적인 주위 분들과의 일화를 곁들인 따뜻한 말씀에는 감동을 받았지만, 성경이야기에서는 난감해졌습니다. 그 분은 좋은 경험에서 성경말씀을 전달하는 분이기에, 거부할 수 없이 경청을 하였습니다. 좋은 말씀을 듣는 것도 행복이라 생각해 봅니다.

한 번, 두 번 만날 때마다 이분은 성경공부 과정을 권합니다. 어릴 때부터 절에 다녔던 제게 성경이야기는 참 새로웠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부처님 말씀이 더 좋다는 것을 이분께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종교를 권하는 분들은 스스로의 종교가 좋아서 함께 행복하자고 상대방을 위하여 권한다고 봅니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착한 마음입니다. 종교를 이야기할 때 스스로 바르고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면 자연스레 포교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분과 같은, 적극적인 포교도 필요함을 생각해봅니다.

향기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맡을 수 있는 것처럼 모범적인 종교는 잔잔히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그 향기를 전해준다고 믿어봅니다.

이지현/ 대전 유성구 봉명동

 

딸에게

딸!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내게 ‘엄마’라고 불러준 아이

예쁘고 작은 손과 발에 입이 닳도록 뽀뽀를 해도 좋은 아이

자라서 작은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예의 바른 아이

말을 참으로 예쁘게 하던 아이

존댓말을 적절하게 잘해서 언제나 칭찬받던 아이.

이제 스물일곱 시집갈 나이가 되어 내 맘을 쓸쓸하게 한다.

짝을 찾아가기 전에 더 많이 마주보며 얘기하고 싶었는데.

날마다 문자로 안부 전하며 모녀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아름답고 예쁜 언어를 주고받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사람으로

오래오래 남고 싶다―내 딸!

내 목숨보다 더 많이 더 깊이 사랑하고 사랑하리라.

그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이 참으로 행복하다.

사랑한다. 예쁜 내 딸!

백리향 / 부산광역시 금정구 장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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