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향각 레시피 260호

한 해 중 가장 밤이 긴 동지. 옛 사람들은 동지를 ‘작은 설’이라 부르며 이때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여겼다. 동지에는 대문이나 벽에 팥죽을 뿌려 귀신을 쫓는 풍습이 남아있다. 팥죽의 붉은 색이 질병을 일으키는 역신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먹는다’는 속담이 있듯 동짓날 먹는 팥죽에는 나이만큼 새알심을 넣어 먹기도 했다.

팥은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으며 몸 안에 쌓인 불필요한 수분을 빼내는 이뇨작용이 탁월하다. 많이 먹으면 설사와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팥죽에 들어가는 찹쌀은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어 팥과는 안성맞춤이다.

팥죽 (4인분 기준)

재료_ 붉은 팥 2컵, 멥쌀 1.5컵, 찹쌀가루 2컵, 소금, 설탕

 1. 멥쌀은 씻어 찬물에 30분간 불리고 체에 걸러 물기를 빼고, 재료를 준비한다.

 2. 깨끗이 씻은 팥을 냄비에 넣고 센 불에서 끓인 뒤 물을 따라 버린다. 먼저 끓인 물을 버리는 이유는 팥의 떫은맛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끓인 팥에 다시 물 10컵 정도를 붓는다. 자작해질 때까지 중간 세기의 불에서 1시간 정도 삶는다.

3. 찹쌀가루에 소금 1작은술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한다. 익반죽으로 빚으면 식감이 더욱 부드럽고 탄력이 있다.

4. 반죽으로 동그랗게 새알심을 빚는다.

5. 팥이 푹 퍼져서 터질 때까지 삶은 뒤 주걱으로 으깬다.

6. 으깬 팥을 고운체에 받혀 물을 부어가며 팥 껍질을 거른다.

7. 팥앙금이 가라앉으면, 윗물만 따라내 분리한다.

8. 냄비에 따라낸 팥물을 붓고, 불린 멥쌀을 넣어 주걱으로 저어가면서 죽을 끓인다. 처음에는 센 불에서 끓이고, 끓기 시작하면 중간 세기의 불로 조절한다.

9. 20분 정도 끓여서 쌀알이 퍼지기 시작하면, 가라앉은 팥앙금을 마저 부어서 약한 세기의 불로 끓인다.

 10. 소금으로 밑간을 하고 끓기 시작하면 새알심을 넣는다.

 11. 새알심이 위로 떠오르면 마지막으로 소금간을 맞추고 설탕은 기호에 맞게 넣어 먹는다.

도전 스님

1988년 출가해 천태종 제 2대 종정이신 남대충대종사를 은사로 수계했다. 여러 소임을 거쳐 2008년부터 구인사 내빈 공양실, 응향각의 책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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