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경전 한 구절 260호

본래의 인연 따라 불도에 들게 하시네

<법화경(法華經)>의 ‘제7 화성유품(化城喩品)’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이러한 본래의 인연으로 지금 <법화경>을 설하여 以是本因緣 今說法華經
너희들을 불도에 들게 하노니 놀라는 마음을 갖지 마라. 令汝入佛道 愼勿懷驚懼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시면서 이 경을 듣는 중생들과의 인연을 말씀하신 것이니, 그 인연은 헤아릴 수 없이 오래전에 맺어졌으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 무량무변의 불가사의한 아승지겁 전에 대통지승불(大通智勝佛)이 계셨다. 이 부처님께서 출가하시기 전에 16명의 왕자가 있었는데, 이들도 출가를 하여 보살이 되었다. 16보살의 청으로 대통지승불이 대중에게 <법화경>을 설하였다. 16보살은 <법화경>을 수지하여 외우고 통달하였다. 또한 많은 성문들도 믿고 이해를 하였다. 그런데 천만 억이나 되는 중생들은 의혹을 일으켰다.

대통지승불과 16보살의 설법

대통지승불께서 8천겁 동안 쉬지 않으시고 <법화경>을 설하시고 나서 조용한 방에 들어가 8만 4천겁 동안 선정에 드셨다. 이 기간 동안 16보살은 각각 법좌에 올라가서 대중을 위해 널리 <법화경>을 설하였다. 각각 6백만 억 나유타 항하사 등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였다. 대통지승불께서 선정에서 일어나시어 법좌에 나아가 대중에게 이르시기를, 이 16보살이 설한 <법화경>을 믿고 받아 지녀서 비방하지 않는다면 모두 무상보리를 이룰 것이라고 증명을 하셨다. 16보살은 각각 6백만 억 나유타 항하사 등 중생들을 교화하였으며, 세세로 이들과 함께 태어나 <법화경>을 설하여 제도하였다.

이 16보살 가운데 마지막 제16번째 보살이 사바국토에서 무상보리를 이루어 석가모니불이 된다. 대통지승불 때 보살로서 <법화경>을 설하여 인연을 맺었던 중생들을 계속해서 교화하고 있다. 처음 인연을 맺고 난 이후로 세세로 이들 중생과 함께 태어나서 오로지 묘법을 가르친다. 이들에게 3승의 방편을 열어서 일불승을 드러내는<법화경>을 설한다. 세간에는 다른 승이 없으며 오로지 일불승만이 있고 이 법으로 불도를 이루게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과거 무량무변의 불가사의한 아승지겁 전부터 중생들에게 <법화경>을 설하여 왔다. 오로지 이 경으로서 중생들을 제도하였다. 세간에는 다른 법이 없으며 오로지 묘법만이 있다. 이 법을 가르치기 위해 3승의 방편을 쓴다. 중생들은 오욕에 집착하고 작은 법을 좋아하므로 묘법을 바로 설하면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여러 가지 방편을 사용하여 묘법으로 인도한다.

피곤한 중생을 쉬게 하는 지혜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의 근기를 잘 아시기 때문에 근기에 맞게 적절하게 방편을 사용하신다. 성문과 연각 그리고 보살의 근기를 아시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인도한다. 중생들은 이러한 방편에 의해 인도된다.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방편을 잘 받아들여 따라간 중생들은 근기가 차츰 성숙한다. 그리하여 근기가 성숙하면 묘법을 깨달아 불도를 이룬다.

‘제7 화성유품’에서는 화성의 비유로 이것을 나타내고 있다. 많은 사람이 5백유순의 험난한 길을 지나서 보배가 있는 곳에 이르러야 한다. 이 길을 잘 아는 도사가 사람들을 인도하여 가다가 그들이 피곤해 하므로 3백유순의 거리에 방편으로 화성(化城)을 만들어 쉬게 한다. 이 성은 실제 있는 것이 아닌 환상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여 더 이상 피로하지 않으면 곧 화성을 없애고 말하기를 보배가 있는 곳이 가까우며 이 화성은 참된 것이 아니라 임시로 만든 것이라고 하여 이끌어 간다.

여기서 사람들을 인도하여 가는 도사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말하고, 험난한 길을 가는 사람들은 혼탁한 세상을 벗어나고자 하는 중생을 의미한다. 5백 유순을 지나서 있는 보배는 묘법을 의미하고, 3백유순의 화성은 소승의 열반을 의미한다. 화성에서 잠시 쉬게 한 다음 보배가 있는 곳으로 인도한다. 다시 말해 중생의 근기에 맞게 방편을 써서 묘법의 진실로 인도한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숙세에 인연을 맺은 중생들에게 오로지 묘법을 설하여 제도하신다. 중생은 반드시 묘법을 깨달아 불도를 이루어야 한다.

광도 스님

구인사로 출가하여 구인사 불교전문 강원을 수료하고 동국대학교에서 불교교학을 전공해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연구원, 동국대 강사를 지냈다. 현재 금강승가대 강사와 금강대 교수이며 오산 황덕사 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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