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260호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 박재완

‘모두’를 위한 기도

이덕주 시인

어머니의 가르침이 떠올려집니다. 몇 년 전 폐렴악화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생전에 <반야심경>, <천수경>은 물론 <금강경>도 그대로 외워 독송하셨지요. 어떻게 그 긴 <금강경>을 외우시느냐고 여쭈니 30년을 열심히 보다보니 저절로 외워지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루 두 번씩, 약 30년을 헤아리니 2만 1천여 번을 독송하신 셈이더군요.

아침저녁 예불을 드리며 집에서 어머니가 독송하시던 단정하신 모습이 어렴풋하면서도 선명해집니다. 어머니가 “너희들도 그렇지만 모두가 잘 되었으면 좋겠어.” 말씀하시던 그 ‘모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삼 생각해봅니다. 또한 어머니의 열성적인 불심을 배우려 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함을 반성해봅니다.

연말이라 그런지 부처님이 가르침인 마음 닦기가 더 큰 가르침으로 다가옵니다. 나의 어제와, 밟아 놓은 자국들을 헤아리며, 바르게 보고 생각하며 바르게 살면 되는데, ‘모두’가 바름을 실행하면 모두가 밝아질 것이라고 잠시 그렇게 기원해봅니다.

더불어 어머니가 말씀하시던 ‘모두’인 자리이타의 마음이 불자님들에게 공유되어 고난이 극복되기를 부처님에게 간구해봅니다. 또한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지금 여기’의 소중함을 일깨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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