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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읍의 들판 가운데 선 느티나무ⓒ이승현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스피노자의 이 한마디는 삶에 대한 인간의 희망이다.

‘한 그루의 사과나무’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나무는 무한한 에너지의 공급자이자 삶의 가치와 지혜를 설하는 무언의 스승이기도 하다. 나무의 한 생애도 생로병사의 과정이다. 나무도 감정이 있고 생을 욕망한다.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고 숲은 무수한 생명을 길러내는 원천이 된다. 이 지구에 나무가 없다면 대부분의 생명체도 편히 숨을 쉴 수 없다. 어쩌면 지구라는 커다란 숲에는 인간이라는 이름의 나무와 나무라는 이름의 인간이 공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무는 인간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보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가는 반려자다. 낙엽이 흩날리는 11월, 인간과 나무의 동반관계 그리고 의미관계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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