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수 기자의 북가이드 259호

소풍가듯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이끄는
월도 스님의 생활법문집

〈소풍가듯 가볍게〉

월도 스님 글 · 황주리 그림 / 쌤앤파커스 / 14,000원

인생을 마치 소풍가듯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사람들은 마음 한구석에 ‘돈 욕심’, ‘명예 욕심’이란 커다란 바윗덩어리를 올려놓고 산다. 돌덩어리를 내려놓으면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걸 잘 알면서도 쉽사리 내려놓지 못한다. 이 책은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마음 속 바윗덩어리를 내려놓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는 생활법문집이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마음’이다. 저자 월도(月道) 스님은 ‘모든 것의 근원은 바로 마음’이라고 일관되게 강조한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고 그의 업도 달라진다.”고 말하는 스님은 “사람들은 재물과 명예·사랑·권력 등 좋아 보이는 것은 다 움켜쥐려 한다. 자식도 때가 되면 놔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인생의 괴로움을 가만히 보면, 이렇게 놔줘야 할 때 놔주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집착하지 말고, 놓아버리는 걸 마음속 바윗덩어리를 내려놓는 비법으로 제시한다.

스님은 불교TV의 인기 프로그램인 ‘월도 스님의 생활법문’을 통해 불자들의 ‘자상한 인생 멘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는 인생을 살며 부딪치는 중생들의 여러 고민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우리의 행복을 앗아가는 게 무엇이고, 괴로움을 만들어내는 씨앗은 무엇인지 따뜻하고 간결한 법문을 통해 일깨워 준다. 마음의 속성을 들여다보며 행복의 조건을 깨닫게 해 주는 이 책은 불교 수행의 원리와 방법, 바른 신행생활에 관한 조언, 불교적 관점에서 삶을 변화시키는 지혜도 담고 있다.

월도 스님은 “법당에 계신 부처님의 모습이 위대한 게 아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내 안에 잠재된 불성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부처님의 가피이고, 그것이 곧 부처님의 진정한 모습”이라며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수행이 아니라 지금부터 바로 실천 가능한 수행을 당부한다. 스님은 서문에서 “우리는 좋은 일이 생기면 행복해 하고, 나쁜 일을 당하면 괴로워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즐겁지만, 미운 사람과 있으면 괴롭다. 그러나 어떤 조건에서도 자유롭고, 어떤 사람을 만나도 편안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한번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하고 물음을 던진다.

〈소풍가듯 가볍게〉는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이다.

월도 스님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20대에 소백산 구인사로 출가했다. 천태종 2대 종정인 대충대종사께서 열반에 드시는 순간까지 시봉했다. 서울과 경기, 강원 지역 여러 사찰 주지를 지내며 포교에 전념했다. 특히 노인복지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2008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13년 동국대에서 경찰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분당 대광사 주지로 있으며, 천태종 총무부장 ·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 금강신문 사장 · 불교방송 이사 등을 맡고 있다. 펴낸 책으로 〈마음이 머무는 곳에 주인이 되면〉이 있다.

나를 변화시키는 100일 명상노트

 〈나를 바꾸는 100일〉

마가 스님 / 휴 / 14,000원

마가 스님이 주창해온 자비명상은 우리 내면에 자리한 슬픔의 뿌리를 뽑아내 치유하는 수행법이다. 책은 자비명상을 바탕으로 자신의 변화를 꾀하게 하는 ‘100일 기도 가이드북’이자, 자신에게 맞는 기도법을 찾아 100일간 반복적으로 수행을 점검하고, 자비 회향을 하도록 이끄는 ‘수행 플래너(planner)’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1부, ‘하루 수행법’은 매일 아침 1시간 정도의 시간을 들여 행하는 10단계의 수행법이다. 1단계 정념수행(삼귀의-오계)을 시작으로 ‘자비명상’(2단계), ‘108배’(3단계), ‘〈자비경〉 독송’(4단계), ‘100 긍정단어 독송’(5단계), ‘내 인생의 주인공 되기, 발원문 독송’(6단계), ‘보시’(7단계), ‘선행공덕’(8단계), ‘맞춤수행’(9단계)을 거쳐 ‘생활명상’(10단계)으로 마무리된다.

2부, ‘나만의 수행법을 찾아서’는 1부 중에서 9단계 ‘맞춤수행’에 대한 부연설명이다. 남녀로 구분,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을 찾도록 했다. △부정관 △자비관 △수식관 △계분별관 △인연관 △염불수행 △간경수행 △사경수행 △걷기명상 △봉사수행 등 10가지 유형의 수행법이 나열돼 있다.

3부, ‘나를 바꾸는 100일’은 100일 간의 수행 다이어리다. 1부 5단계에서 나오는 ‘100 긍정단어’를 날마다 한 단어씩 곱씹게 했다. 단어와 관련된 명언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스님의 견해도 간략히 풀어놨다. 이를 바탕으로 날마다 잘한 일, 후회되는 일, 고마운 사람, 내일 할 일과 함께 하루수행법의 실천여부를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마가 스님은 “아무리 좋은 약도 체질에 맞아야 하듯 수행법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맞는 기도법을 제대로 찾아야 오롯한 기도를 할 수 있다.”면서 “10년간의 관찰을 통해 수행법 10가지를 완성한 만큼 자신에게 맞는 기도법으로 100일 동안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달개비꽃 엄마〉

한승원 / 문학동네 / 12,000원

등단 50년을 맞은 소설가 한승원(77) 작가가 새 장편 〈달개비꽃 엄마〉를 펴냈다. 작가 자신이 동명의 등장인물로 분한 이 소설은 섬 처녀인 점옹(실제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깊이 읽기’인 동시에 한승원 작가 자신의 삶과 문학 인생을 반추하는 자전적 작품이다. 100세를 앞두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질긴 생명력과 사랑에 대한 ‘탐구의 기록’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저자는 솔직하고 치밀한 문장으로 책을 풀어낸다. 문단 등단 50주년을 맞아 펴낸 ‘한승원 문학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점옹은 자신의 선생님과 결혼해 십일 남매를 낳는다. 하지만 집안의 기둥감은 둘째인 ‘승원’이 유일하다. 소설을 발표해 받는 쥐꼬리만 한 원고료와 학생들을 가르치며 버는 박봉만으로 처자식과 동생들을 키워내는 승원. 그가 지난한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소설이란 삶의 동아줄을 굳게 붙잡을 수 있게 해 준 구원 같은 존재는 바로 어머니였다. 진보적 성향의 여성으로 그려지는 점옹은 십일 남매를 온전히 키워내는 일에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바친다. 작가는 어머니 점옹의 삶을 절절하고 생명력 있는 언어로 담아냈다.

〈스마트 아기〉

유자효 / 고요아침 / 12,000원

언론인이자 시인인 저자가 칠순을 맞아 동시화집 〈스마트 아기〉를 펴냈다. 어린이의 순수함을 다루고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어른을 위한 동시다. 지난해 4월 태어난 첫 손자를 가끔 돌보며 느낀 소회가 동시를 쓴 계기가 됐다. 그래서인지 세상의 모든 손자·손녀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사랑받기를, 베푸는 사람이 되어 미움 받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잘 전해진다.

동시화집은 총 4부, 54편으로 구성됐다. 1부는 아기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2∼4부에는 가족, 계절, 자연, 동물 등 다양한 소재의 동시가 담겼다. 1968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48년 시력(詩歷)을 쌓은 시인의 따뜻하고 넉넉한 시선을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유자효(70) 시인은 KBS 기자를 시작으로 방송기자클럽 회장을 역임했다. 1972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아직〉 등의 신작시집과 〈어디일까요〉 등의 시선집, 〈나는 희망을 보았다〉 등의 산문집을 발간했다. 정지용문학상을 받았고, 현재 구상선생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다. 표지와 본문그림은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을 지낸 전준엽 화백이 그렸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