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세상 연꽃향기 259호

요양원 어르신들은 남이 아닌 ‘나의 가족’
아이들과 함께 노는 어화동동 놀이동산

성문 노인전문요양원 전경.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10월 7일 오전 10시 30분. 평소 조용하던 ‘성문노인전문요양원’ 앞마당에 경쾌한 트로트 곡 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제6회 천태 은빛축제’를 앞두고 어르신들이 하나 둘 음악소리를 따라 요양원 앞마당에 모이기 시작했다. 직원과 봉사자들은 어르신들이 혹여나 가을바람에 감기라도 걸릴까 두툼한 겨울옷과 모자를 입혀드렸다. 요양원장 소지 스님은 마당에 모인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손을 잡으며 안부를 물었다.

행사 준비가 다 끝나자 원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뿌리 예술공연단’의 신나는 무대가 펼쳐졌다. ‘늴리리야’, ‘새타령’, ‘뱃놀이’ 등 우리 민요가 흘러나오면서 무용단의 공연이 시작됐다. 민요에 맞춰 어르신들은 “옳지, 잘한다! 지화자, 좋다!” 등의 추임새를 넣으면서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이어 공연단 소속 가수들이 구성진 목소리로 트로트 가요를 뽑아내자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던 몇몇 어르신이 흥을 못 이겨 자리에서 일어나 봉사자들과 함께 손을 잡고 어깨춤을 췄다. 이윽고 하모니카와 소고춤을 끝으로 뿌리 예술공연단의 무대가 막을 내렸다.

공연이 끝나자 어르신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 줄 바비큐 파티가 시작됐다. 어르신들은 가족과 함께 한우 고기를 구워 맛있게 먹었다. 한 어르신은 고기를 먹으면서 “고기가 연하고, 너무 맛있다.”면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어르신들은 후식으로 나온 홍시까지 먹은 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요양원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어르신들이 돌아간 후 보호자인 원유리(원주시 단구동) 씨는 “요양원에 할머니가 계시는 데 할머니와의 추억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행사를 마련해 준 요양원 원장스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 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르신 치료ㆍ즐거움 위한 33개 프로그램 진행

10월 7일 요양원 앞마당에서 진행된 '제6회 천태 은빛축제'에서 입소 어르신들이 뿌리 예술공연단의 소고춤을 관람하고 있다.

성문노인전문요양원은 강원도 원주시 고문골길 77-6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강원도의 대표 천태사찰인 원주 성문사(주지 도원 스님)와 인접해 있다. 2010년 5월 개원한 천태종복지재단 직영 전문노인요양시설로 초대 원장은 종세 스님이셨으며, 현재는 소지 스님이 원장직을 맡고 있다. 요양원은 65세 이상 노인 또는 65세 미만이라도 치매ㆍ중풍ㆍ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병을 가져 장기요양인정서를 발급 받은 어르신에게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실천하고자 탄생했다. 요양원의 입소 인원은 총 100명(남 27명ㆍ여 73명)으로, 현재 95명(남 27명ㆍ여 68명)의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다. 여기에 봉사하는 인력은 소지 스님을 필두로 63명의 직원들이 입소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요양원은 대지면적 4,885㎡ㆍ연면적 2,495㎡로,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다. 지하 1층은 식당, 세탁실, 지상 1ㆍ2ㆍ3 층은 요양실과 요양보호사실, 욕실, 프로그램홀, 물리치료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요양실은 침실형과 온돌형이 있어 입소 어르신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또 실외에 산책 테라스, 텃밭, 야외 산책로 등이 마련돼 있어 언제든지 자유롭게 바람을 쐴 수 있다.

요양원은 매달 △한방진료 △미용봉사 △원예치료 △건강 레크리에이션 △오카리나 공연 △종이접기 △시 낭송 △장구 공연 등 어르신들의 치료와 즐거움을 위한 총 33개의 프로그램으로 스케줄을 짠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은 그 날 그 날 새로운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이 중 요양원의 중점사업으로는 어르신들께 과거에 즐겨 들었던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감각을 자극하고, 기억회상을 통한 심리적ㆍ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음악치료 프로그램인 ‘그 노래를 기억하세요?’가 있다. 또 익숙한 동요와 아로마 오일을 이용한 마사지로 근육 구축 및 가려움증 완화를 하는 ‘감성 힐링스킨십’과 정기적으로 모든 어르신들의 건강 이상 여부를 파악, 치료하는 ‘어르신 기초건강검진’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요양서비스 △의료서비스 △재활서비스 △영양관리서비스 △주요질환관리서비스 △여가활동지원서비스 △지역사회참여서비스 △각종행사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요양원은 입소 어르신 뿐 아니라 직원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오전ㆍ오후 업무 시작 전 스트레칭을 시행, 직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 및 부상 위험을 최소화 시키고 있다.

성문요양원은 수시로 성문사 부설 성문유치원과 연계해 세대 통합프로그램인 ‘어화동동(어르신과 아동(童)이 화(和)합하여 하나가 된다)’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은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과거를 회상할 수 있고, 아이들은 전통문화를 배운다. 또 1년에 한 번 어르신들과 가족들이 함께 하는 나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효(孝)나들이’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문요양원은 △2011년ㆍ2015년 전국장기요양기관(시설) 평가 최우수기관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서비스 모니터링사업 우수멘토 기관으로 선정됐으며,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 장기요양급여제공 우수사례 공모전 기관 부문 최우수상과 2016년 장려상을 수상했다.

‘어르신 인권’, 요양원의 첫 번째 가치

성문노인전문요양원은 입소 어르신들의 ‘인권’을 가장 첫 번째 가치로 두고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있다.

성문요양원장 소지 스님은 “현재 우리나라는 요양원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부정적인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을 잘 알기에 무엇보다도 ‘어르신들의 인권’을 첫 번째 가치로 두고 있다.”면서 “단순히 기계적으로 식사와 약을 챙겨드리고, 씻겨 드리고, 주무시게 하는 요양원이 아니라, 어르신 개개인이 원하시는 것을 하실 수 있고 존엄한 한 사람으로서 ‘격’을 갖추고 생활하실 수 있도록 지지하고 조력하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은 평생 ‘가족’만 알고 살아오신 분들이다. 본인들의 추억과 역사가 담겨 있는 집을 떠나 요양원이라는 곳에서 생활하실 때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시는 분들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잘 보듬어 드리고, 내 집처럼 마음 편히 생활하실 수 있도록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문노인전문요양원에서는 넘치는 열정과 재능, 훈훈한 마음을 가진 어르신들의 ‘행복 동반자’를 찾고 있다. 후원은 △CMS신청을 통해 매달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정기후원’ △식품ㆍ생필품 등을 후원하는 ‘물품후원’ △보호자가 없거나 도움이 더 필요한 어르신과 1:1 결연을 맺어 지정 후원하는 ‘결연후원’ △요양원에 직접 방문해 후원금 및 물품을 전달하는 ‘방문후원’ 등이 있다. 후원하는 후원금품은 연말정산 시 세금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밝은 미소로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해줄 봉사자를 상시 모집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증관리(VMS) 실적 등록 및 확인서 발급이 가능하다.

후원과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봉사자는 전화(033-745-9179) 또는 홈페이지(http://www.sungmuncare.or.kr)를 이용하면 된다.

후원계좌(예금주 : 성문노인전문요양원)
기업은행 128-082332-01-022, 128-082332-01-143

설날 윷놀이 행사에서 어르신들이 윷을 던지고 있다.
치매 어르신 기억회상 프로그램인 '응답하라 1945'.
복지관의 재활 서비스 중 하나인 '한방진료'.
천태 은빛축제에서 어르신과 가족들이 바비큐 파티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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