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 ‘물씬’ 국보급 불화 해설서
강소연/불광출판사/272면/2만원
불교문화유산 중에 신앙심과 예술혼이 한데 어우러지지 않은 성보(聖寶)가 어디 있을까마는 그중에서도 불화(佛畵)는 종교적 상징성과 회화적 형식미를 고루 갖춰 ‘전통미술의 백미’라 부르기에 부족하지 않은 분야다. 하지만 명작 불화를 찬찬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귀한 가치만큼 일반에 자주 공개되지도 않거니와 공개해도 가까이 다가가 눈여겨보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수많은 불화 중에서 국보급으로 불릴 만한 불화 10점을 엄선했다.
기행문 형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무위사 ‘아미타삼존도’(국보 제313호) △해인사 ‘영산회상도’(보물 제1273호) △동화사 ‘극락구품도’(시유형문화재 제58호) △용문사 ‘화장찰해도’ △쌍계사 ‘노사나불도’(보물 제1695호) △법주사 ‘팔상도’ △운흥사 ‘관세음보살도’(보물 제1694호) △갑사 ‘삼신불도’(국보 제298호) △직지사 ‘삼불회도’(보물 제670호) △안양암 ‘지장시왕도’(시문화재자료 제16호)의 순으로 명작 불화를 소개하고 있다.
1,700년 전 한반도에 전래된 만큼 불교는 우리 선조들의 삶의 전반, 즉 인간관·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불화에 그려져 있는 극락과 지옥, 정토와 사바세계 등을 통해 표현된 ‘삶의 이치’는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장의 사진촬영을 위해 2년을 기다리는 등 저자의 오랜 집념과 정성이 곳곳에 묻어난다. 그리고 섬세한 사진 보정작업은 수백 년 전의 불화에 신선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저자는 원로미술사학자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의 딸이다. 부친의 영향으로 문화재 공부를 시작해 고려대·영국 런던대·서울대·일본 교토대·대만 국립중앙연구원 등에서 수학했다.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원과 동국대 불교학과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홍익대학교 겸임교수로 10년 간 강단에 서기도 했다. 현재 중앙승가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