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은 지난 8월 단양 구인사에서 ‘고려대장경 초조본 〈첨품묘법연화경〉 각성불사 고불법회’를 봉행한 후 판각불사에 돌입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5월을 목표로 초조대장경 〈첨품묘법연화경〉 전본(全本) 233장과 외장본 판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역사적인 불사에 전거를 제시하고, 학술적 고증을 통해 객관성을 제고하자는 취지의 학술세미나가 30일 서울 관문사에서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이봉춘 천태불교문화연구원장의 ‘천년의 자부심, 고려대장경에 대한 재인식’이란 제하의 논문을 비롯해 △〈첨품법화경〉과 이전 〈법화경〉 번역본에 대한 일고(이기운) △〈첨품법화경〉 목판 복원사업의 방향과 고려점(남권희) △대장경판 각성 불사의 의의(이지범)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져 세계 유일의 현존 한역대장경인 고려대장경 가치와 복각(復刻)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고려대장경은 우리 민족문화의 정화(精華)이자 자부심이다. 유네스코가 고려대장경을 ‘세계기록유산’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등재한데서 보듯 세계인이 함께 보존 전승해야 할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이 귀중한 유산의 가치를 우리는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다. 초조대장경을 조성한 지 1,005년 만에 천태종의 복각 불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누란의 위기에 놓여 있었던 고려는 대장경을 조성해 민의(民意)를 하나로 모으고자 했다. 오늘날 우리나라도 정국이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있고, 경제는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천태종의 초조대장경 복각은 국민에게 위안을 주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주기에 충분하다. 이번 학술세미나가 초조대장경의 성공적 복각에 디딤돌이 되고, 그 의미를 모두 함께 되새기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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