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습관으로 건강 지키기(258호)

7가지 실천과 5가지 어려움 극복하기

건강 양생(養生)에서는 육체와 정신을 지나치게 손상하지 않는 것을 장수의 방안으로 여긴다. ‘손상하지 않는다’는 뜻은 항상 보양하는 것을 원리로 삼고, 편안할 때 위험할 것을 염려하여 미리 예방하며, 비록 젊은 시기에 손상되어 허약하더라도 나이 들어 깨닫고 질병을 관리하고 보익한다면, 기혈(氣血)이 넉넉해지고, 정신이 만족하여 건강 장수하는 것이다. 즉, 피로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들 직장 일로 인하여 심신을 망치고 난 뒤에야 건강의 중요성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것이 다반사인데, 이때는 이미 늦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늦은 시기라도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양생을 실천하면, 회춘하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 양생에는 이르고 늦은 것이 없다’고 하였다. 또 젊은 청년들은 건강 양생과는 관련이 없다고 막연히 생각하는데, 노화의 시초는 20~30대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청춘 시절에 양생의 길을 알고 예방하는 것은 참으로 현명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적당한 노동이 양생 도리

건강 양생의 대가로 존경받는 손진인(孫眞人)은 “비록 매일같이 음식을 먹어도 양생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역시 오래 살기 어렵다. 양생의 도리는 적당한 노동을 해야 한다. 다만 너무 피로하지 말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결국 운동이 중요하되, 하나의 지속적인 동작과 버릇이 오히려 건강을 망친다는 말씀이다. 또한 더불어 “손상한다는 것은 그 즉시는 모르지만 오래되면 수명을 단축시키게 마련이다”라고 하였다. 건강 장수를 방해하는 만성질환이 나타나면 이미 늦다는 것이다. 옛말에 “몸은 게을러지기 쉽고, 마음은 방만해지기 쉽다”고 하였는데, 적당한 운동과 휴식으로 피로를 조절하고, 어떤 한 가지 동작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며, 정신을 수양하는 것이 양생의 중요한 항목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알기는 쉬우나, 지속적인 생활 속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다.

욕심 버려야 심신 안정돼

<동의보감>에 건강을 관리하는 생활 양생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첫째, 말을 적게 하여 체내의 정기(正氣)를 보양하기를 권한다. 대체로 말을 많이 하면, 기운을 손상하기 때문이다. 둘째, 색욕을 경계하여 정기(精氣)를 보양하도록 한다. 정기는 생명의 원천이므로 함부로 배설하는 것을 조심하는 것이다. 셋째, 기름기 적은 음식을 먹어 혈기(血氣)를 보양한다. 지나친 기름기는 기혈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넷째, 침을 자주 삼켜서 오장의 기운을 보양한다. 침을 뱉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걸음을 빨리 하지 않으며, 귀로는 지나치게 힘들여 듣지 않고, 음식을 먹어도 너무 배불리 먹지 않는다. 또 지나치게 목마르게 하여 물을 마시지 않고, 물을 마셔도 지나치게 마시지 않도록 한다. 다섯째, 성을 내지 않아서 간기(肝氣)를 보양한다. 분노는 간을 손상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어떤 음식도 맛있게 먹어 위기(胃氣)를 보양한다. 즐겁게 맛나게 먹는 식사가 위장의 소화를 도우기 때문이다. 일곱째, 사색과 걱정을 적게 하여 심기(心氣)를 보양한다. 사람이 욕심을 버리면 마음은 자연히 안정되고, 마음을 깨끗이 하면 정신은 자연히 맑아져서 육욕(六欲)이 생기지 않고, 삼독(三毒)이 저절로 없어지므로 심장이 튼튼해진다.

이 7가지는 양생 실천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으로서, 생활과 함께 하는 지속적인 실행이 중요하다.

5난 극복해야 장수한다

그런데 7가지 실천과 더불어 건강 양생 5난(難)이라 하여, 아주 유명한 명언이 있다. 바로 혜강(嵇康)이 말한 건강 양생의 5가지 어려움이다. 명리(名利)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첫째 어려움이다. 그 이유는 명예와 이익의 지나친 추구는 두뇌와 심장을 손상하기 때문이다. 희(喜)ㆍ노(怒)를 없애지 못하는 것이 둘째 어려움이다. 희ㆍ노는 감정을 대표하는 말이다. 결국 성냄ㆍ기쁨ㆍ우울ㆍ슬픔ㆍ공포 등의 감정이 과도하여 곧바로 오장(五臟)을 손상하는 것을 경계하는 뜻이다. 오장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성색(聲色)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셋째 어려움이다. 외부 물질의 화려한 유혹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은 심기와 생체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현대 물질문명의 화려한 도구와 콘텐츠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름진 음식을 끊지 못하는 것이 넷째 어려움이다. 인체 노폐물의 지나친 축적으로 기혈의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神)이 허하고 정(精)이 흩어지는 것이 다섯째 어려움이다. 과도한 정신력 소모는 생명력 자체를 고갈하므로 경계해야 한다. 만약 이 다섯 가지가 없다면, 오래 살기를 구하지 않아도, 자연히 오래 살게 된다. 이는 건강 양생의 육체적 정신적 양면의 특성을 매우 잘 설파한 것으로, 역대 건강 양생가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는 내용이다.

사상(四象) 유형 체질을 창시하신 동무 이제마 선생님도 비슷하게 건강 장수 양생의 주요 실천 항목으로 주색재권(酒色財權)의 극복을 주장하였다. 술로 대표되는 기호 음식에 대한 병리적인 집착, 남녀 이성을 지나치게 밝히는 섹스 문제, 재물에 대한 과도한 탐욕, 명예와 권력을 향한 절제되지 않는 욕망 등을 경계하도록 말이다. 참으로 멋진 경구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 생활에서도 의미있는 <동의보감>의 7가지 양생 항목을 실천하고 또한 5가지 어려움을 극복하여, 행복하고 자유로운 건강 생활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경철

1986년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2년 동 대학 대학원에서 한의학박사를 취득했다. 동의대 한의학연구소장과 한의대 부학장, 한국정신과학학회 부산ㆍ울산ㆍ경남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동의대 한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대한한의진단학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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