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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종교이야기 10. 힌두교와 소

인도, 재래종 소는 숭배 물소는 도축

인도는 소를 신성시 한다. 성지순례를 다녀온 불자들은 한번쯤 경험해 보았겠지만, 소가 도로 한가운데 앉아 있으면 운전자는 피해가거나 무작정 기다린다. 이렇게 소를 신성시하는 이유는 힌두교의 영향이다. 13억 명의 인구 중 약 10억 명이 힌두교를 신앙하다보니 인도연방 헌법은 소의 도살을 금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주에서도 ‘소 보호법’을 제정해놓고 있다.

힌두교 포교 위해 신성시

소를 신성시한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조금 다르다. 전문가들은 농경문화와 함께 불교, 자이나교 등 인도 고대종교에 주목한다. 힌두교 경전인 〈베다〉는 기원전 2000년경부터 1100년 사이에 만들어졌다. 이 경전에는 “유목민이 축제에서 암소를 도살하고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시 힌두교와 소는 직접적 연관이 없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이후 농업의 발달과 함께 인구가 급증하면서 소가 농경에 없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를 ‘소중한 가축’으로 여기게 됐다.

이런 인식의 변화로 대부분의 농민들은 소를 함부로 도축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배계층은 여전히 소고기를 즐겨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배계층의 이런 행태도 자이나교와 불교 등 금욕과 생명의 존중을 강조하는 인도의 자생종교들의 교세가 넓어지면서 사라진다. 오히려 브라만과 크샤트리아 등 인도의 지배계층이 힌두교 포교를 목적으로 앞장서 소를 신성시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힌두교에서는 암소를 여신이자 어머니 같은 신성한 존재로 여긴다. 인도인들은 암소가 ‘신성한 힘’을 가진 존재이며, 악을 쫓고 행운을 불러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소가 늙어 더 이상 일을 못하거나 우유를 만들어내지 못해도 죽이지 않는다. 오히려 늙은 어머니를 대하듯 편하게 지내도록 돕는다. 인도 정부는 병들거나 늙은 소를 돌보기 위해 소의 안식처라 할 수 있는 ‘가우샬라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운영에 연간 1,000억 원을 쏟아 붓고 있다하니 소 사랑의 각별함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인도에서 모든 소가 신성시되는 건 아니다. 신성시하는 소는 재래종인 ‘보스 인디쿠스(Bos indicus)’종이다. 이 종은 암수 모두 힌두교 신과 연관이 깊다. 시바 신전 입구에 수소를 탄 시바(복수의 신)의 초상이 걸려 있고, 크리슈나(자비의 신)는 암소의 보호자로 그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암소로부터 나오는 모든 부산물을 신성하다고 여긴다. 우유나 버터는 물론 소의 소변과 대변도 정화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크리슈나 신을 기념하는 축제에서 사제들은 소떼가 지나가는 동안 무릎을 꿇고 있다가 지나가고 나면 배설한 똥을 이마에 바르고 은혜를 기원하기도 한다. 소똥마저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똥은 바르고, 소변은 약으로

최근 인도에서 소의 소변에 금(金) 성분이 있으며, 이를 추출해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세계인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두 달 전 인도 중서부 구자라트주 주나가드농업대학(JAU) 연구진은 “4년 동안 연구를 진행한 결과, 소 오줌에서 금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소 오줌 1리터에 금 성분 3~10밀리그램이 물에 녹는 이온 형태로 함유돼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의 진위를 떠나 인도에서는 이미 소의 소변으로 비누와 살균제 등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소의 소변에 위험한 세균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전염병이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도에서 유행 중인 수막염과 간 기능 상실이 올 수 있는 렙토스피라증,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블루셀라병, 폐렴 및 만성 심장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Q열 등 세 질병이 해당한다.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소의 소변으로 암이나 당뇨병을 치료하는 건강클리닉이 성업 중이다. ‘자인스 소오줌건강클리닉’이란 곳은 한 달 평균 2만5,000리터 정도의 소의 소변을 사들이고 있다. 이렇다보니 ‘소의 소변이 우유보다 비싸다’는 웃지 못 할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물소는 재래종 소와 달리 오히려 사육당하다가 도살돼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인도인들은 물소를 ‘죽음의 신 야마가 타고 다니는 동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사육되는 물소는 5,000만 마리에 달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로 인해 인도는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가로 불리기도 한다. 반면 재래종 소를 신성시하는 문화로 인도 대륙에 2억 마리에 달하는 소가 자유롭게 활개를 치는 나라 인도. 신과 동급의 대접을 받는 재래종 소와 사육당하다 도살되는 물소의 처지를 보다가 문득 인도의 신분제도인 카스트제도가 연상되는 건 왜일까?

윤완수 기자  yws3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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