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경북 경주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다. 1978년 국내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다. 이후 400여 차례의 여진도 잇달았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번 지진은 여파가 수도권까지 미쳤을 정도로 강했다. 경주시의 경우, 피해접수는 5,176건에 달한다. 세계적인 문화재부터 일반 한옥주택까지 범위도 광범위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정부와 지자체, 관련 전문가들이 신속한 보수에 나서겠지만, 이와 함께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경주는 신라의 천년 고도여서 국보급 문화재의 피해 사례도 많았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보와 보물 등 36건, 시도지정 및 문화재자료 24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여기에는 난간석 일부가 떨어진 불국사 다보탑(국보 제20호)도 포함돼 있다. 본지에는 “경주 청강사 지관전의 용마루가 파손되고, 담벼락이 붕괴되거나 균열이 생기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제보가 있었고, 양산 통도사 대웅전과 극락보전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뉴스도 보도된 바 있다.

지진은 어떤 지역에서 발생하더라도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란 게 입증된 만큼 이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문화재와 한옥 등 전통가옥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 건축법상 내진설계 의무대상에서 사찰을 포함한 한옥과 문화재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사찰이나 고택은 돌로 기단을 쌓고, 그 위에 건축된 구조여서 더욱 그러하다. 문화재는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내진설계와 설비의 도입은 지진으로부터 문화재를 지켜내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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