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생각
커다란 밥솥을 마주하고 앉아
몇 개의 대나무를 태우며
아침밥을 하고 있는 아이들.
얼굴에 행복이 가득합니다.
어쩜 저리도 눈망울이 별빛보다도 맑게 반짝일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빛을 보는 것 같아
덩달아 마음이 환해집니다.
이곳은 태국 메솟(Messot)에 있는 미얀마 난민촌.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곤
하루에 2끼 분량의 배급뿐입니다.
집안에 마땅한 부엌도 없어
길가에 아궁이를 마련하고
밥 익는 소리를 듣는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
풍요의 홍수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늘 허기져 있는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시간입니다.
이제 또 하나의 보름달이 떠오르면 추석입니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저 아이들의 환한 웃음만큼
둥근 보름달을 가슴에 안았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이승현 시인
ggbn@gg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