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성명 통해

금강, 낙동강에 이어 한강에서도 환경부가 지정한 4급수 지표생물인 실지렁이가 발견된 가운데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범일 스님)가 “4대강 재자연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불교환경연대는 9월 9일 성명에서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지 5년이 지났다. 공사 후 해마다 눈에 띄게 나빠져 가는 4대강 모습에 비감한 마음”이라며 “아름다운 금빛 모래와 은빛 물고기가 사라지고, 생명의 강이 아닌 죽음의 강이 돼 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불교환경연대는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 세상이 다 아는 이치다. 지금 당장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 막힌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면서 “강이 본래대로 강이 되어 흐를 때 자정작용이 일어나서 서서히 다시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불교환경연대는 4대강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관계자들을 소환해 책임을 물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잘못을 참회하게 해야 한다. 또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허술한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 성명서 전문>

4대강 재자연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붉은 깔다구와 실지렁이가 나오는 4급수로 악화된 4대강

불교환경연대는 오마이뉴스와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와 공동으로 지난 8월 19일부터 한 달 간 4대강 청문회 개최와 4대강 재자연화 특별법 제정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4대강 탐사보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그보다 앞서 4월 3일부터 7월 11일까지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을 진행한 바 있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이명박 정부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지 5년이 지났다. 공사 후 해마다 우리는 눈에 띄게 나빠져 가는 4대강의 모습에 비감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제 어디가 상류인지 어디가 하류인지도 모르는, 강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리고 아름다운 금빛 모래와 은빛 물고기도 사라지고 생명의 강이 아닌 죽음의 강이 되어 버렸다.

몇 년 전부터 해마다 심각해지는 녹조 때문에 4대강은 녹조라테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고, 올해는 지난해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던 큰빗이끼벌레 조차 보이지 않고 4급수에서나 산다는 붉은 깔다구와 실지렁이가 득실거리고, 모래와 자갈대신 깊이를 모를 썩은 퇴적토가 쌓여가고 있다. 가까이 가면 역한 하수구 냄새가 날지경으로 4대강 전체가 거대한 시궁창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낙동강과 한강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상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일이라 더욱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탐사 과정에서 환경부가 지정한 4급수 지표생물인 실지렁이가 금강, 낙동강에 이서 수도권 시민들의 젖줄인 한강에서도 발견됐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지난 8일 남한강 세 곳에서 실지렁이가 나왔다고 오늘 자(9일)로 보도했다. 비교적 깨끗하다고 알려진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마저 4급수로 수질이 악화되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현실이 이러한 데도 환경당국은 고도정수로 정화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럴거면 수질개선이나 수계관리를 위한 노력을 무엇 때문에 한다는 것인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지금 당장 수문을 열어라.

이제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 괜찮다는 정부의 발표를 더 이상 믿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고인 물이 썩는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이치이다. 지금 당장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 막힌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 우리는 인간의 과학 기술보다 자연의 자기 복원력을 더 믿는다. 강이 본래대로 강이 되어 흐를 때 자정작용이 일어나서 서서히 다시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리라 믿는다. 더 늦기 전에 강을 본래의 강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

그리고 4대강 청문회를 개최해서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가 더 좋아질 거라고 거짓말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관계자들을 소환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잘못을 참회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허술한 법과 제도를 개선하여, 몇몇의 잘못된 판단과 욕심으로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파헤쳐지고,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힘없는 백성이 삶터에서 쫒겨 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온 몸을 불살라 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의 뜻을 헛되이 하지 않는 일이며, 무참히 희생당한 수많은 물고기와 생명들에게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 길이다.

2016년 9월 9일
불교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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