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1주년, 민족의 역사를 생각하는 그곳으로
혼수품 옷감 한 필과 대나무로 만든 태극기
‘독립만세’ 외친 학생들 목소리 들리는 듯
대청산 기슭에 자리해 대청공원으로 더 잘 알려진 중앙공원을 찾으면 우뚝 솟은 충혼기념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탑의 반대방향으로 5분 정도 걷다가 모퉁이를 돌면 광복기념관이 나옵니다. 2000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후손들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민족정신을 계승해 올바른 국가관을 확립하게 하자는 취지 아래 건립됐습니다.
전시실에는 안중근 의사 공판 속기록 번역서(사본), 의병장 전성범이 사용하던 장총,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이 1940년에 발행한 기관지 <반딧불> 등의 유물과 일신여학교 만세운동, 노다이사건 입체 모형 등 지역 항일학생운동, 부산 독립운동 유적지 지도가 전시돼 있습니다. 또 위패봉안소에는 부산지역 독립운동가 및 유공자 위패 437위가 봉안돼 있는데, 조선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숭고한 희생정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부산지역 학생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일신여학교 학생들의 독립운동 역사를 담은 입체 모형이 인상 깊습니다. 1919년 3월 10일 밤, 선생님 2명과 11명의 학생들은 만세운동을 하기로 뜻을 모으고 기숙사에서 몰래 태극기를 만들었습니다. 흰 천은 한 학생이 혼수품으로 간직하던 옥양목 한 필로, 깃대는 대나무를 쪼개서, 태극의 둥근 원은 사발을 대고 그렸습니다. 이튿날 수업을 마친 뒤, 태극기를 손에 들고 뛰쳐나와 민중들과 합류하면서 외친 ‘대한독립만세!’ 비록 두 시간 만에 출동한 일본경찰에 체포됐지만, 그들이 간절히 외쳤을 ‘대한독립만세’가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게 들리는 듯합니다.
후대에 독립된 나라를 물려주고자 쏟았을 피와 땀. 그 속에 깃든 거룩한 정신은 단순한 시대적 교훈으로 치부해선 안 될 것입니다. 바쁜 일상에 쫓겨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더라도 광복절 하루만큼은 나라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목숨을 바쳐 이 나라를 지켜낸 애국선열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입니다.
051-860-7800
http://gwangbok.bisco.or.kr
찾아가는 길
지하철 : 부산역(1호선) 7번 출구 하차, 43번 환승
버스 (중앙공원 민주공원입구 하차) 38, 43, 333, 190, 중구1번 마을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