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마시자(256호)

효능
익모초(益母草)는 한자 뜻 그대로 ‘어머니를 유익하게 하는 풀’이다. 즉, 여성을 위한 풀이다. 효능을 살펴보면, 먼저 자궁의 수축을 돕고,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 또 지혈·항암·이뇨를 돕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이런 다양한 약리작용으로 여성들에겐 ‘만병통치약’으로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은혜를 입은 사슴이 난산(難産)을 하고 있는 부인에게 익모초를 물어다 주어 은혜를 갚았다고 한다.

<본초강목>에는 “혈액 순환을 촉진해 어혈을 잘 풀어주고, 월경을 조절하며 해독을 한다. 임신불안정(태루)·난산·어지러움·출산 후 여러 증상에 도움이 된다. 혈뇨·이질·타박상에 의한 어혈 뿐 아니라 대소변의 소통이 좋지 않을 때도 쓴다”고 적고 있다. 한방에서는 맛이 약간 맵고 쓰기 때문에 냉기가 조금 있다고 하는데, 뿌리·줄기·꽃·잎·열매 모두 약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꽃이 피기 전인 8월 이전에 수확하는 게 좋다. 전체를 낫으로 베어 즙을 내어 이용하거나 말려둔다. 위의 연한 줄기와 잎만 잘라내고 그냥 두면 8월 말부터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긴다. 가을에 익은 씨앗을 털어 말려서 달여먹기도 하는데, 씨에 들어 있는 ‘레오누린’이란 성분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눈을 밝게 하고 정(精)을 보충한다고 한다. 씨앗에는 루틴을 비롯해 비타민A와 지방유 성분도 포함돼 있다.

예로부터 여름철 더위로 인한 병을 예방할 때 익모초 생즙을 복용했다. 무더위로 입맛이 없거나 열이 나고 토할 때 생즙을 한 잔씩 마시면 속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또 <동의보감>에는 피부미용에 사용하는 방법이 적혀있는데 “얼굴에 쓰는 약에 넣어 쓰면 풍자(風刺:여드름 종류)와 분가시(粉刺:부스럼)가 없어지고 얼굴이 고와진다”고 했다. 방법은 단오쯤 뿌리째 캐 햇볕에 말린 다음 가루를 낸다. 이것을 물에 반죽하여 달걀 크기로 만들어 센 불에 약 30분 정도 태운다. 2시간 정도 두었다가 꺼낸 다음 사기그릇에 담아 갈아서 채로 쳐 가루비누 쓰듯 하면 된다. 일본에서는 안질이나 대하증의 치료약으로 쓰인다고 한다.

음용법
익모초를 꽃이 피기 전인 5~6월에 줄기를 베어 그늘에서 말린다. 물 1.8L에 익모초 말린 것 20g 정도 넣고 물이 3분의 1이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 2~3회 마시면 된다. 쓴 맛으로 마시기 힘들 경우에는 꿀이나 사탕을 준비하는 게 좋다.

차로 즐길 때는 2~3g을 넣고 우려서 마실 수 있다. 쓴맛이 있지만 뒷맛까지 쓰지는 않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처럼 쓴맛에 이어 은근한 단맛이 따라온다. 만약 쓴맛 자체가 싫을 경우, 두 번째 우린 차부터 마시면 쓴맛이 거의 사라져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

익모차는 여름철에 입맛을 돋워주는 차다.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거나 따뜻한 사람에게 효과가 좋다. 반면 몸이 차고 냉한 사람은 마시는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자궁수축 작용을 감안해 임신 2개월이 넘는 임산부는 금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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