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생각(256호)

충남 공주시 공산성마루에서 바라본 금강

강은
모난 돌멩이가 몸을 할퀴며 굴러갈지라도
둥글고 예쁜 조약돌이 되기까지
넓은 앞섶으로 마냥 품어주는 어머니와 같습니다.

꽃이 바람과 노닐며 아름다울 수 있는 것도
숲이 푸름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것도
사람이 태초로부터 사랑을 나누며 강에 기대어 살 수 있는 것도
풍요의 젖꼭지를 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손바닥 지문에 가족의 내력이 돋을새김 되어 있듯이
강은 모든 생명체의 숨소리를
흐르는 물의 지문에 오롯이 새김으로써
세월의 흥망성쇠가 낱낱이 기록된 어머니의 가계부와 같습니다.

오늘 또 하루가 흐르는 강물의 길이만큼 지고
강에 기대어 사는 모든 생명들은
노을을 바라보며 편히 쉴 집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강이 주는 편안함이 물빛에 서려 있기 때문입니다.

강은 대지에 젖꼭지를 물리는 어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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