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마당(256호)

우리는 삶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진다.

만나고 헤어짐은 늘 우연처럼 다가오지만, 실은 우연(偶然)같은 필연(必然)만이 있을 뿐이다. 인(因)은 원인, 연(緣)은 결과가 아니던가. 그동안 수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였으니 인생은 각양각색의 색깔들로 조합된 작은 조각보라 생각된다.

내 삶에서 아주 귀한 인연을 꼽으라면 나는 서슴없이 월간 <관문>의 ‘신행인의 행복’에 인터뷰한 불자님들을 내세울 것이다. 1999년 1월에 창간된 관문사 사보 <관문>은 금년 8월이면 만 18년, 통권 212권이 된다. 사십대 초반의 나이에, 처음 ‘신행인의 행복’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200여 분의 불자들을 만났다. 희노애락의 연속인 사바세계에서 변치 않는 굳건한 신행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그 분들의 맑은 눈동자에서 나는 종종 부처의 참모습을 만나곤 했다. 어떤 분의 이야기는 눈물 없이는 도저히 들을 수 없고, 어떤 분의 이야기는 불심이 없이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200여 불자들의 신행담이 갖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 간절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는 것, 희망을 놓지 않는 한 기도는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터뷰 형식으로 취재한 내용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 지난 18년 동안 <관문>에 올리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는 오히려 그 분들을 통해 내 인생의 멘토들을 만났으며 금언(金言)같은 신행담에서 용기와 환희, 하심과 평등, 긍정과 믿음으로 부처님께 의심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큰 복을 누리게 되었다. 내 삶의 조각보에서 가장 아름답게 수놓아진 부분이 될 것이다.

이제 이 귀한 신행담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삶이 무거운 사람들과 소외된 이웃들 그리고 참회와 고통, 위로가 절실한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그들 삶의 조각보에도 귀한 인연을 아름답게 수놓아 드리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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