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이해하는 화엄경80변상도 이야기
새로 나온 책

채색 변상도로 ‘화엄경’ 공부하세요!

그림으로 이해하는 화엄경80변상도 이야기
자훈 스님 / 사유수 / 65,000원

경전은 난해하다. 〈법구경〉이나 〈자타카〉 등 우화가 담긴 경전은 예외로 두고, 불교 사상을 다룬 경전은 어느 한 권 쉬운 경전이 없다. 〈화엄경〉도 마찬가지다. 만약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림동화처럼 설명해준다면 어떨까?

〈화엄경〉을 80폭의 그림에 담아 한 장면 한 장면에 담긴 교리를 설명한 책이 나왔다. 〈그림으로 이해하는 화엄경80변상도 이야기〉. 해인사판 ‘고려대장경 화엄경80변상도’를 모본으로 비구니 자훈 스님(57, 서울 금호동 금강선원장)이 경전을 풀었고, 안동 용수사 원행 스님의 의뢰를 받은 임석환 불화장(국가무형문화재 118호)이 고증작업을 거쳐 그렸다.

“강원에 다닐 때예요. 봉암사 대웅전 벽에 변상도를 그려 넣으려 한다면서 ‘화엄경 변상도 주해서’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사찰에 들어왔어요. 엉겁결에 제가 맡았죠. 은사 스님의 제주도 토굴에 들어앉아 1년 간 원고를 썼어요.”

자훈 스님이 ‘화엄경변상도’에 관심을 가진 건 운문사승가대학 대교과 때다. 안동 용수사 원행 스님이 의뢰한 작업을 마친 후 〈화엄경〉 공부에 박차를 가했다. 변상도를 제대로 보려면 〈화엄경〉 공부를 게을리 해선 안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중앙승가대학 불전국역연구원에서 화엄학을 전공했고, 동국대 역경원에서도 일을 했다. 이후 인도의 산치대탑,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 티베트 불화 당카, 중국의 둔황 벽화와 운강석굴·용문석굴 등을 둘러볼 때도 머릿속은 〈화엄경〉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화엄경〉 생각을 많이 해서일까요? 2011년 해인사에서 열린 팔만대장경 축제에 갔을 때 인연이 되어 2012년부터 ‘월간 해인’에 ‘화엄경변상도’ 풀이를 4년 간 연재했어요. 변상도로 인해 이번 생은 〈화엄경〉에 푹 빠져 살고 있지요.”

‘80변상도’는 〈화엄경〉 내용과 순서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경전의 앞이나 중간, 뒷부분의 중요 대목을 골라서 표현해 연결성이 떨어진다. 책은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나의 변상도에 몇 개씩 등장하는 명패를 중심으로 경전 내용을 정리했다. 〈화엄경〉의 주요 부분은 거의 변상도로 표현했으므로 경전의 핵심 내용을 모두 정리했다고 볼 수 있다.

책은 ‘쉬운 불교’를 지향하는 자훈 스님의 의도에 따라 한문용어를 최대한 풀어 한글세대의 눈높이에 맞췄다. 부록에는 해인사 장경각에 소장된 목판 ‘화엄경변상도’에 잘못 새겨진 부분을 바로 잡았고, 〈화엄경〉을 도식화해 경전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월운 스님(봉선사 조실)은 추천사에서 “화엄경변상도에 해설의 색을 입혀 불화와 문자를 한 줄에 꿰어 또 다른 방법으로 화엄의 뜻을 전달하고자 책을 내게 되니 참으로 장한 일”이라면서 “그림이 문자를 품고 문자가 그림을 품었으니 그 진리가 더욱 밝게 드러나지 않겠는가?”라고 평했다.

윤완수 기자의 북가이드/ 새로 나온 책

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
김진태 / 불광출판사 / 16,000원

한시에서 배우는 ‘사람의 길’

법정(法庭)은 인간의 민낯과 세상의 인심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다. 그곳에서 한 평생을 보낸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12월 퇴임했다. 당시 그는 퇴임식에서 후배들에게 시(詩)·문(文)이 적힌 인쇄물을 나눠줬다. 검사로 살아가야 할 후배들이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틈틈이 옛 글을 읽다가 덧붙인 소회를 엮은 것이다. 이후 이 인쇄물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 글을 추가하고, 내용을 다듬은 결과물이다.

주로 한국과 중국의 한시를 소개한 후 저자의 짤막한 소회를 덧붙인 형식을 취했다. 최치원ㆍ두보ㆍ이백ㆍ원효ㆍ소동파ㆍ이황ㆍ조식ㆍ측천무후ㆍ임제 등 역사의 굽이굽이에 살다간 사람들이 당시 처한 상황에서 쓴 시문들이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물의 공과(功過)를 따지기보다 인간적 교감에 무게를 뒀다. 인물의 삶과 당시 정치 상황을 곁들이고, 저자의 감상을 더했다. 〈화엄경〉과 〈논어〉의 인용 글도 더해져 126편을 수록했다.

저자는 백봉 김기추 선생ㆍ효당ㆍ무천 등에게 불교와 역(易)을 배워 한문에 능하다. 그는 서문에서 “세상사 밥 먹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있을까. 책에 실린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궁극적으로 밥 먹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공자의 ‘음식남녀대욕존(飮食男女大欲存)’이라는 말씀이 절감되는 시절”이라 면서 “이 책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군데군데 그려진 수묵화는 산을 주제로 한 성륜 스님의 작품이다.

도담도담 임산부 명상
앤디 퍼디컴 저 / 김미옥 옮김 / 담앤북스 / 15,000원

임신 전후 마음 돌아보기 안내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좋은 엄마를 꿈꾸는 여성들을 위한 맞춤식 명상 길라잡이다. 임신 전후에 마음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고 있다. 배우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므로 신혼부부에게 권할 만하다.

책은 저자가 운영 중인 명상사이트 ‘헤드스페이스(고요하고 텅빈 마음)’를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임상 경험을 소개한 후 ①가임기에 하는 명상 ②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하는 명상 ③임신 기간에 하는 명상 ④유산했을 때 하는 명상 ⑤통증에 대처하는 명상 ⑥분만에 대비하는 명상 등 임신과 출산 과정에 맞춘 단계별 명상법을 예시로 담았다.

저자 앤디 퍼디컴은 명상 전문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기를 낳아본 경험이 없는 남성이다. 티베트 승려로 출가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아내와 산부인과 의사, 신경과학 전공자 등 전문가들과 교차 검증을 거쳐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호흡이 주는 선물
래리 로젠버그·로라 짐머만 지음 / 나무를 심는 사람들 / 13,000원

‘하버드 의사’가 발견한 호흡법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가 강단을 떠나 수행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이후 숭산 스님에게 5년 간 간화선을 지도받았고, 일본 조동종의 지관타좌를 수련했다. 틱낫한 스님에게 10여 년 간 참선을 배웠고, 미얀마·스리랑카 등지에서 30여 년 간 위빠사나 수행을 했다. 이런 40년간의 다양한 불교수행법을 통해 전통적 16단계 호흡관법을 2단계로 간략화하고, 여기에 3단계의 명상수행법을 더했다. 그 핵심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 래리 로젠버그는 “이 책에서 말하는 수행법은 전통적인 호흡 명상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단지 그 단계를 △온몸의 호흡을 알아차리고 △호흡을 하나의 좋은 친구로 활용해 지금 이 순간의 몸과 마음, 그리고 호흡을 관찰하는 것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고 깨어있기로 나눠 설명한다”고 말한다. 하버드대학 세계종교연구센터 선임연구원으로 있으며 교류를 나눴던 미산 스님과 이성동 정신과 전문의가 공동 번역했다.

중독이 나를 힘들게 할 때
토마스 비엔·비버리 비엔 / 불광출판사 / 18,000원

중독이라는 늪을 벗어나는 길

도박 중독, 알코올 중독, 게임 중독 그리고 스마트폰 중독. 바야흐로 중독의 시대다. 모든 중독은 자신과 가정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중독자는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자신의 의지대로 살지 못한다. 책은 마음챙김을 통해 중독 회복에 들어가는 열 가지 문을 제시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저마다 신앙 혹은 무신론을 견지하면서도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마음챙김에 대한 독자의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자신이 믿는 종교 전통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마음챙김의 측면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토마스 비엔과 비버리 비엔은 부부이고, 심리학자이자 명상수행가다. 이들은 수많은 마음챙김 워크샵과 중독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중독자들을 새 삶으로 이끌었다. 책은 중독자들의 상담과 치료과정의 사례를 세세히 밝히는 한편 독자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여러 수행법을 소개한다.

미산 스님 초기경전 강의
미산 스님 / 불광출판사 / 20,000원

‘핵심교리’ 이해하는 비법

불교의 핵심교리는 연기법·삼법인·사성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핵심교리를 가장 명료하게 체득할 수 있는 비법이 바로 초기경전이다. 초기경전이 마음속에 확립됐을 때, 대승경전의 세계도 섭렵할 수 있고 선어록의 본질도 꿰뚫을 수 있다.

이 책은 초기경전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문서다. 2009년 6월부터 4개월 간 저자가 주지를 맡고 있는 서울 상도선원 경전학당에서 진행한 초기경전 강의를 묶은 책으로 2010년 출간했다가 이번에 일부 내용을 수정, 보완해 재출간했다. 총 8강으로 이뤄지며, 관련 경전 내용을 풍부하게 발췌해 핵심교리를 설명하고 있다.

간화선 수행과 초기불교 선수행을 한 저자는 동국대 선학과와 인도 뿌나대학교에서 공부한 후 옥스퍼드대 동양학부에서 철학박사를 받았다.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소 선임연구원, 중앙승가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자비명상 프로그램인 하트스마일명상을 계발해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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