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ㆍ음식ㆍ욕심 절제된 습관 기르자

 

〈동의보감〉에서는 “건강 장수하는 양생의 도리를 배움에, 나이의 이르고 늦음이 없다”고 하였다. 유전적으로 건강하게 타고나는 경우와 허약한 경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태어난 이후의 후천적인 양생 생활이란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건강 양생법은 건강하게 타고난 것을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20세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항상 회춘과 갱생의 길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미 상고시대(上古時代)부터 본능적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수많은 귀중한 경험들을 쌓아 왔다. 이를 토대로 음식ㆍ거처(일상생활, 노동, 운동)ㆍ감정ㆍ남녀 성생활ㆍ양육ㆍ부인 생리ㆍ노인 생활ㆍ기후와 지역 환경 등 모든 방면에서 건강 장수 양생법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양생(養生)은 일반적으로 섭생, 위생이라 말하기도 하며, 계절에 따른 기후 변화의 적응, 음식물 섭취, 일상 생활의 규칙성과 건강 운동, 성정(性情)의 안정, 남녀 방사(房事)의 절제 등의 방법을 통하여, 신체를 튼튼하게 하고, 질병을 예방하고, 행복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여, 재활회춘과 무병장수하는 것을 말한다.

한의학의 거의 전부가 이 양생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고 하여도 무방할 정도로 한의학과 양생은 깊은 연관이 있다. 또한 한의학에서 가장 독특하고 실천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령사회에서 더욱 가치를 발하고 있다.

질병의 발생과 관리 측면에서, 인간 생활에 따른 양생은 사계절 기후 적응, 음식, 거처와 운동, 희로(감정), 음양(남녀 관계)의 5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먼저 계절에 따른 기후 변화의 적응이 양생의 기본이다.

중국과 한국 등 동북아시아 온대지방은 사계절의 기후 변화가 생존의 핵심적인 필수충분 조건이므로, 이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 즉, 사계절의 온열량한(溫熱凉寒)의 기운과 풍도-온도-습도의 기후 조건이 생존의 필수조건이므로, 계절의 기후에 적응하는 양생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자의 사망률이 높은 겨울과 여름의 건강법이 중요하다. 더위와 추위가 다른 어떤 기후 변화보다 인체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울과 여름의 온도 조절과 체온 유지 섭생이 중요하다. 이는 음식 섭취에서도 적용될 정도이다. 가령 여름철에 삼계탕, 곰탕 등의 더운 음식을 먹고, 겨울철에 동치미 같은 속을 풀어주는 음식을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음식물 섭취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다. 인간은 입으로 음식을 먹고 마시고, 코로 호흡하고서 생명을 유지한다. 신체 아래로는 앞뒤의 구멍으로 소변과 대변을 배설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인체와 우주 자연의 기운이 소통하는 경로인 승강출입(升降出入)으로 말한다.

코로 숨쉬기는 기(氣)와 양(陽)적인 생명현상을 말하며, 하늘의 기운과 통한다. 이에 대하여 입으로 먹고 마시는 것은 혈(血)과 음(陰)적인 현상으로, 땅의 기운과 통한다. 여기서 음식이 신체의 물질적인 요소를 구성하는 원천 재료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전통적인 음식 양생의 핵심은 제철 음식 먹기와 곡식ㆍ채소ㆍ육식ㆍ과일을 더불어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다. 제철 음식은 가장 왕성한 생체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이고, 곡식ㆍ채소ㆍ육식ㆍ과일의 종합적인 섭취는 음양 평형을 조화롭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문제가 되는 육식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바로 고기를 찌거나 삶아먹는 섭취를 권한다는 것이다. 굽는 경우보다 찌거나 삶는 요리법이 혈액을 탁하게 하는 성분을 많이 제거하고, 또 고령자가 먹기 편안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수명을 늘여주는 약으로, 경옥고(瓊玉膏), 연년익수불로단(延年益壽不老丹), 연령고본단(延齡固本丹) 등의 명약이 있다.

그리고 일상생활의 규칙성과 건강 운동이 중요하다. 일하고, 잠자고, 휴식하는 주거 환경과 운동하고, 취미 활동하는 환경에 대한 관리다. 이 거처는 인간의 경제 영역이나 문화 활동과도 연계되며, 다양한 질병을 야기하므로, 사회적인 입장에서 예방관리적인 중요성이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양생의 수준과 관련해 음식에 대하여 집중하고 있는데, 진정한 고급 웰빙 문화가 형성되려면 거처에 대한 양생법이 많이 홍보되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호흡의 중요성과 호흡을 중심으로 하는 도인운동이나, 양생을 위한 지역적인 특성과 생활환경의 조경이 필요하다.

또한 성정(性情)의 안정이 특히 현대인에게는 중요하다. 성정은 본성과 감정으로, 정신적인 측면의 행복과 안정된 생활이 양생에서 중요함을 말한다. 특히, 질병과 관련된 감정을 한의학에서는 노희사우비공경(怒喜思憂悲恐驚)의 칠정(七情)으로 관찰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감정이 생리적인 범위를 벗어나면, 신체의 오장(五臟)을 직접 병들게 하므로, 감정의 심한 변동을 경계하여 근신(謹愼)하며, 감정의 조절과 안정을 양생에서는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녀 방사(房事)의 조절이 의미를 가진다. 남녀 관계는 인간의 자연적인 본성이나, 이의 적절한 조절이 건강 장수의 양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나치거나 어긋난 성행위는 인체의 정신기혈(精神氣血)과 오장육부(五臟六腑)에 직접적인 손상을 끼치므로, 양생론에서는 삼가 조절하는 것을 모범으로 삼는다. 또한 이 남녀 방사 문제는 태교와 관련하여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고령화 저출산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태교는 국가 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동의보감〉은 양생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실천적인 양생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첫째, 말을 적게 하여 체내의 정기(正氣)를 보양한다. 둘째, 색욕을 경계하여 정기(精氣)를 보양한다. 셋째, 기름기 적은 음식을 먹어 혈기(血氣)를 보양한다. 넷째, 침을 삼켜서 오장의 기운을 보양한다. 다섯째, 성을 내지 말아서 간기(肝氣)를 보양한다. 여섯째, 어떤 음식도 맛있게 먹어 위기(胃氣)를 보양한다. 일곱째, 사색과 걱정을 적게 하여 심기(心氣)를 보양한다. 사람은 기(氣)에 의해서 살고, 기는 신(神)에 의해서 왕성해진다. 기를 보양하여 신을 온전하게 한다면 건강 장수를 얻을 수 있다. 무릇 만물 중에 보존하여야 할 것으로 원기(元氣)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 간단하지만, 생활속 실천에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체로 말을 많이 하면 기(氣)를 상하고, 너무 기뻐하면 정(情)을 방종하게 하며, 성내는 일이 많으면 의(意)를 상하고, 슬퍼하고 사색하며 걱정하는 일이 많으면 신(神)을 상하며, 탐욕과 피곤한 일이 지나치면 정(精)을 상한다.

대개 이런 것들은 모두 수양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요약하면, 근신(謹愼)하여 수양할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 장수를 실천하는 사람은 침을 멀리 뱉지 않고, 걸음을 빨리 하지 않으며, 귀로는 지나치게 힘들여 듣지 않고, 음식을 먹어도 너무 배불리 먹지 않으며, 또 지나치게 목마르게 하여 물을 마시지 않고, 물을 마셔도 지나치게 마시지 않도록 한다.

이번에는 금기하거나 주의해야 할 내용을 살펴보자. 예로부터 건강 장수의 다섯 가지 어려운 점을 말하고 있다. 명리(名利)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첫째 어려움이요, 희로(喜怒)를 없애지 못하는 것이 둘째 어려움이요, 성색(聲色)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셋째 어려움이요, 기름진 음식을 끊지 못하는 것이 넷째 어려움이요, 신(神)이 허하고 정(精)이 흩어지는 것이 다섯째 어려움이다.

이 다섯 가지가 가슴속에 없다면, 건강과 편안함이 날로 증진되고, 도덕이 날로 온전해져서 착해지기를 바라지 않아도 복이 오고, 오래 살기를 구하지 않아도, 자연히 오래 살게 된다. 이것이 양생의 큰 가르침이다.

사상체질을 연구한 동무 이제마 선생님도 사상체질 의학이론에서 ‘주색재권(酒色財權)’으로 건강장수 양생에 경계해야할 실천 항목을 주장하였다. 여기서 주는 식욕, 색은 성욕, 재는 재물욕, 권은 권세와 명예욕이다. 결국 건강 장수에는 체질적으로 다르게 발현하는 욕심을 절제하여 만족할 줄 아는 삶의 지혜가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양생의 금기사항으로 섭생을 잘하려는 사람은 날과 달의 금기사항을 범하지 말고, 세시(歲時)의 조화를 잃지 말아야 한다. 하루의 금기사항은 저녁에 너무 배불리 먹지 않는 것이고, 한 달의 금기사항은 그믐날 술에 취하지 않는 것이며, 한 해의 금기사항은 겨울에 멀리 다니지 않는 것이고, 일생의 금기사항은 밤에 촛불을 켠 채 방사(房事)를 행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자연에의 조화를 강조한 생활 실천을 말한 것으로서, 평생을 두고 항상 지켜야할 소중한 육체적인 근신의 실행 항목이다. 하루의 금기는 장위의 건강을, 한 달의 금기는 간장과 심장을, 한 해의 금기는 차가운 한사의 침입을, 일생의 금기는 생명의 핵심인 정기신의 관리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감정 조절과 성생활의 주의사항도 있다. “지나친 기쁨과 노여움은 지(志)를 손상시키고, 지나친 슬픔은 성(性)을 손상시키고, 부귀영화는 덕(德)을 어지럽게 하고, 지나친 성생활은 정(精)을 고갈시키는데, 이러한 것들은 양생의 도를 배움에 있어서 크게 금해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흔히 성 행위는 현대의학에서 단순한 육체적인 측면으로만 해석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정신과 육체의 종합적인 행위로 본다. 그래서 다른 감정의 조절과 같이 취급하는 것이다. 결국 성적 조절이 안되는 것은 감정 조절이 안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 호흡 조절이나 명상, 도인운동 등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이런 모든 것은 생활에서 성품적인 근신을 말하고 있다. 바로 부처님의 중도적 자세로서, 모습에 집착하지 않고 온갖 모습을 잘 굴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들이 온갖 모습에 떨어져서 자기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편벽ㆍ편중된 변견(邊見)을 버리고, 온갖 모습이 진짜가 아닌 가짜의 상대성임을 알고서,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건강 양생의 시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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