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태종(총무원장 춘광 스님)이 종조인 지자대사(538~597)의 수행성지 중 하나인 중국 호북성 당양시 옥천사와 하남성 광산현 정거사에 세계평화의 염원을 담은 기념비를 세웠다는 소식이다. 천태종 도용 종정예하를 선두로 한 60여 명의 순례단은 지난 5월 말 중국 불교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두 사찰에서 잇달아 ‘천태불법홍포세계평화비(天台佛法弘布世界平和碑)’ 제막식을 봉행하면서 세계에 천태 법화의 밝은 가르침이 두루 퍼지길 기원했다. 천태지자대사의 가르침 선양과 함께 한·중 불교의 우호를 돈독하게 다진 천태종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낸다.

중국 옥천사는 천태종을 개산(開山)한 지자대사가 수행한 도량으로, 지금도 스님이 수행한 동굴 ‘지자동(智者洞)’이 전해내려 오고 있다. 현재 동굴 앞에는 한국 천태종이 세운 ‘천태종지자대사은거처(天台宗智者大師隱居處)’란 비석이 세워져 있다. 정거사는 지자대사가 스승인 혜사 대사로부터 처음 법화삼매를 증득한 후 일심삼관의 천태묘관과 〈법화삼대부〉[法華玄義·法華文句·摩訶止觀]를 펼친 도량이다. 이런 의미 있는 도량에서 이뤄진 이번 불사는 1995년 6월 절강성 천태산 국청사 한ㆍ중 조사기념당 낙성, 2007년 10월 한국 천태종의 〈천태성전〉 중국어판 5천권 중국 기증을 잇는 또 하나의 크나큰 성과라 할만하다.

한·중 불교계는 역사와 법맥이 동근동원(同根同源)이다. 양국 불교계가 함께 천태지자대사의 숭앙(崇仰)사업에 적극 나선 것은 ‘튼튼한 뿌리 없이는 거목이 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종조 숭앙사업에 앞장서는 한국 천태종의 미래가 더없이 밝아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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