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 스님의 26번째 시집 '쿠바 아바나'. 표지사진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는 쿠바를 표현한 스님의 그림이다.

승려시인 진관 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장)이 지난 1월 쿠바를 일주일 간 방문한 소회를 시로 노래한 기행시집 〈쿠바 아바나〉(한강출판사, 11,000원)를 출간했다. 스님의 26번째 시집.

8일 인사동 인근에서 만난 스님은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국가적 자존심을 지킨 나라”라고 쿠바를 설명한 후 “리비아를 방문한 후 쿠바 방문을 계획한 바 있지만, 너무 먼 나라였다. 최근 김이수 한·쿠바교류협회 대표와 인연이 돼 쿠바를 방문하게 됐다”며 여행의 계기를 털어놨다.

스님은 기행시집답게 쿠바에서의 일정 순으로 책을 엮었다. 특히 체 게바라, 호세 마르티, 피델 카스트로, 헤밍웨이와 관련된 장소를 순례한 후 느낀 감회를 여러 편의 시에 표현하며 쿠바의 혁명정신과 세계적 문호 헤밍웨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쿠바는 가톨릭 국가(국민의 85%)다. 가야의 허 황후가 한반도에 처음 불교를 전한 것처럼 한국 승려로는 처음으로 쿠바에 발을 디뎠다는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쿠바 여행에 의의를 둔 스님은 “일본과 프랑스 선원이 있다고 들었지만, 찾을 수는 없었다. 한국불교계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포교 사업을 하듯 쿠바에 포교 노력을 기울인다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이웃국가까지 불교를 전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지사진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는 쿠바를 표현한 스님의 그림이다.

쿠바공화국은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서쪽에 위치한 나라다. 에스파냐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독립전쟁과 미 군정을 거쳐 1902년 완전 독립했다. 1959년 사회주의 국가가 되어, 한국과 국교를 단절한 후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과 교류해 왔다. 최근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쿠바를 방문, 외교장관 회담에서 수교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주목받고 있는 나라다. 현재 일제강점기 때 건너간 한국인과 후손 1080여 명이 살고 있다.

 

……
소림사 승려들과 같은 법의를 입고
아바나를 거리를 걷고 있을 때
한번도 본 일이 없는데
나를 보면 합장을 한다.

쿠바인들의 잔잔한 미소는
석굴암 부처님의 얼굴 같아
아바나 거리를 걷고 있는 나는
목탁을 울리면서 걸었다.
……

본문 ‘쿠바 아바나에 불교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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