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서 강화도 방면으로 새로 만들어진 자동차 전용도로를 10여 분 달리다 보면 오른 쪽에 눈에 번쩍 들어오는 사찰이 보인다. 현대적인 건물과 전통적인 대웅전의 모습이 어우러진 이 웅장한 사찰은 인천 지역 유일의 천태종 사찰 황룡사이다.

처음 황룡사를 방문하는 사람은 ‘이 황량한 벌판에 사찰을 이렇게 크게 지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이 검단 신도시 개발지역이라는 사실을 듣는 순간 사찰 입지의 선견지명에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5년여의 대역사 끝에 낙성된 황룡사는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사찰임에 틀림없다.

인천은 개신교와 가톨릭 등의 이웃종교의 선교활동이 매우 활발한 반면에 불교는 제 역할을 못하는 지역이다. 조계종단 사찰의 경우 강화도의 전등사와 보문사가 자리 잡고 있을 뿐 인천지역에 공찰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른 종단의 사찰들도 대부분 사설사암이며 규모화 된 사찰로 성장하지 못하였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공백을 무속이나 유사불교단체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불교와 관련된 정규 교육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포교역량도 타종교에 비하여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200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인천시의 인구는 약 250여만 명으로 이중 불교인구는 13.8%인 34만8천여 명에 불과하다. 반면에 개신교 인구는 56만여 명으로 22.4%, 가톨릭 인구는 13.7%인 34만5천여 명으로 나타났다. 인천지역의 기독교 인구는 총36.1%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이유는 개신교 교회가 약 2,000여개 난립하고 있으며 가톨릭 본당과 관련시설도 140여 개인 것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불교계의 사찰 수는 총 150여개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이중 조계종이 31개, 천태종 사찰이 황룡사 1개소이며, 일부는 파악도 어려운 작은 암자나 성격이 불분명한 절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서구지역에 황룡사가 창건됨으로써 일당백의 포교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황룡사는 인천의 서쪽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인천지역 전체를 관할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것을 극복하는 길은 신도교육과 조직화에서 찾아야 한다. 

황룡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재가불자로서 포교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포교인재를 육성하려면 불교대학을 설립하고, 신도들에게 포교에 대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천태종의 종지종풍을 알릴 수 있는 천태종포교사를 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지역과 직장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포교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전문포교사를 양성하는 일이 다른 어떤 일 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황룡사는 이미 체계적인 신도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활력 있고 역동적인 신도조직을 만들면 지역사회에 더욱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실시하고 있는 새터민 지원 캠프를 비롯하여 탈북자들을 돕는 프로그램은 특화시켜 계속 발전시킨다면 더 큰 포교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

황룡사와 같은 큰 사찰을 만들기 어렵다면 소규모의 불교문화원과 도서관을 만들어 인천지역 포교의 새로운 전형을 세워가기를 바란다. 또한 신도시 지역에서 더 많은 천태종 사찰과 신도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해 주기를 기대한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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