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이 70여 일 앞두고 다가왔다. 이에 따라 봉축위원회는 올해 부처님오신날 행사의 세부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부처님오신날 행사는 4월 20일 서울 광화문점등식으로 막을 올린다. 이어 전통등전시회, 어울림마당과 연등행렬, 전통문화마당과 외국인 등만들기, 연등놀이 등으로 5월 15일까지 진행된다. 올해는 연등회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5회째를 맞는다. 고려 ‘연등회’를 계승한 만큼 행사 자체에 변화를 줄 수는 없더라도, 이제는 ‘보여주기 식’ 행사를 넘어 불탄(佛誕)에 깃든 참된 의미를 사회와 이웃에게 실천하는 연등회로 거듭나야 할 시기다.

올해 봉축 표어는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이다. 그렇다면 불교계는 국민들이 자비로운 마음을 품고, 이를 통해 풍요로운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을 보여야 마땅하다. 의례적으로 선정할 뿐, 표어에 담긴 의미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죽어있는 표어일 뿐이다. 지난해 표어는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이었고, 지지난해는 ‘나누고 함께하면 행복합니다’였다. 이전 표어 역시 좋은 말이 가득했다. 결국 모두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했다.

다수의 사찰에서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소외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한다. 하지만 연말연시 거리 곳곳에서 울리는 구세군의 종소리에 비할 수는 없다. 구세군 종소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어둡고 구석진 곳까지 퍼 나른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장엄등을 만들고, 사찰에 연등을 밝히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실천을 통해 연등에 담긴 자비로움으로 세상의 어둠을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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