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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전 서울대 교수 김종서 박사(대담=박광서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
  • 사진 정리=이강식 기자
  • 승인 2007.05.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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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지성의 대화‘는 두 번째 순서로 재가불교의 큰 어른인 전 서울대 교수 김종서 박사(83)를 찾았다. 재가불교의 양대산맥인 참여불교재가연대와 조계종 중앙신도회 고문이기도 한 김 박사는 매일 금강경 독송을 하며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참선 수행에 몰두하고 있다. 오랜 시간 재가불교운동을 함께 해온 참여불교재가연대 박광서 공동대표가 대담을 진행했다.  

▲요즘 어떤 수행을 하고 계신지요?

길상사 선방이 생긴 1998년 3월 1일부터 여기 나오기 시작했어요. 9년 4개월간 계속 나오고 있지요. 하루 생활을 말씀드리면 아침 5시에 일어나 30분 뒤에 국립묘지로 갑니다. 그곳에서 반바퀴 이상 도는데, 나가자마자 금강경 독송 시작합니다. 전에는 도는 동안 세 번 독송을 했습니다. 거기에는 세 가지 뜻이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하루의 생활을 불교로 시작한다는 것, 둘째는 천도적인 성격이 있다는 것, 셋째는 금강경의 내용이 내 뼈 속으로 스며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세 번 암송을 하고 지하철 타고 삼성역까지 오면 서 한 번 더 암송합니다. 길상사에 도착해서 10시부터 선에 들어가는데, 전에는 5~6시간했는데 요즘은 힘이 들어서 3~4시간 정도합니다.

집에 가면서 지하철 안에서 금강경을 한 번 더 독송 합니다. 그리고 쉬고 밤에 잘 때도 금강경 독송을 합니다. 자다가 깨도 입에서 금강경이 술술 나오곤 합니다. 아침에 금강경으로 시작해 금강경으로 하루를 끝냅니다.

▲금강경 수행이 어떤 점에서 좋은지요?

금강경 독송 때문이지, 참선 때문인지 모르지만 탐(貪) 진(嗔) 치(痴) 만(慢) 사독 중에서 탐진치는 다 빠진 거 같은데 자만심은 안빠져요.. 여기저기서 내가 자꾸  잘났다고 얘길 하는데, 이게 다 만심이예요. 신문에 글 잘 써달라고 하는데 이것도 만심입니다. 지금도 누가 나를 칭찬하면 기분이 좋고, 나를 비판하면 기분이 나쁩니다. 이런 것에 개의치 않으면서 만심을 빼는 것이 요즘 내 관심입니다.

▲ 흔히 참선을 할 때 화두를 든다고 합니다. 어떤 화두를 갖고 계십니까?

내가 처음에 화두를 들 때 시심마(是甚魔)를 마음에서 우러나와 잡았는데, 7~8년 전에 바꿨습니다. ‘죽음이란 무엇이냐'라는 화두를 계속 들고 있는데 아직 풀리지를 않습니다. 누구나 생에 대한 애착이 있습니다. 그러면 언제까지 살아야 생에 대한 애착이 끊어질 까요? 나는 세세생생 살아있는 동안 계속 될 거라 생각합니다. 생에 대한 애착을 딱 끊어버리는 것이 저의 참선의 목적이고, 죽음이란 무엇이냐라는 물음, 그것이 탁 터지는 그 순간 죽었으면 합니다.

살고 안 사는게 문제가 아니라 오래 살기 위해서 병원에 다니는데 생각해보면 참 우스운 이치입니다. 공자가 말하기를 ‘조문도(朝聞道)면 석사가의(夕死可矣)'라 했는데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입니다. 나는 그게 아니라 아문도(我聞道)하면 즉사가이(卽死可矣) 즉 당장 죽어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시간적인 여유를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죽음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재가불자들에게 수행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스님이 하시는대로 특정하게 조용한 곳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하는 것만이 수행인가요?

젊었을 때 수행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할 시간이 있습니까? 할 장소가 있습니까? 관심이 없게 마련입니다. 불교의 수행이라는 것은 늘 그런 생각을 하지만 우선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 생활 자체를 뜯어고치는 것이 수행입니다. 식사 습관을 고쳐 아무것도 안 남기는 발우공양을 한다든지. 사람과의 관계에서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것 등 모두가 수행입니다.

저는 사는 동안 아내와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요. 신체적인 공격은 고사하고 언성을 높여본 적이 없습니다. 상대편이 부처님인데, 상대편 속에 부처님이 들어앉았는데, 어떻게 부처님하고 싸워요? 이것이 인간관계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인데 어떻게 미워합니까. 내가 미워하면 그 사람이 나를 미워합니다. 서로 상호적인 관계죠. 그러기에 현재 그에게 주어진 업무를 충실히 올바르게 해내는 것 그게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참선을 하건 기도를 하건 계행이 밑에 깔려야 합니다. 계행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잡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기복불교를 생활불교로 바꾸고 참선, 염불, 독경을 하는데 계행은 필수입니다. 이것이 불교가 다른 종교와 근본적으로 다른,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또한 오늘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부처님 법을 따르는 올바른 길입니다. 사업을 하려면 오늘 하루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합니다. 이상적인 것은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은 절에 와야 합니다. 자기 마음을 굳게 하기위해서는 직접 기도를 하든지 참선을 하든지 그것도 안되면 좋은 공기라도 쐬든지 해야합니다. 그것이 불교인과 불교인이 아닌 사람의 차이 아니겠습니까?

▲부처님이 현재 나타나신다면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실까요? 우리 사회에 대해 어떤 점을 지적 하실 것 같은지요?

과거와 다른 부처님이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부처님이 나오시는데, 그 분의 가르침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거지도 천상천하 유아독존이고, 석가모니도 천상천하 유아독존입니다. 한 개인 개인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그 생각은 옛날 부처님 말씀하신 것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그 말씀을 하실 것 같아요. 지금 인간 존엄성 유린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같은 민족 안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별로 인간 존엄성이 유린돼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존엄성이 보장된다고 한다면 이사회는 문자 그대로 불국토가 될 것입니다. 잘못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얼마 전 파문을 일으킨 한화 김승현 회장에 대해서도 아마 크게 꾸짖으셨을 겁니다.

▲ 부처님은 큰 개혁자이며 또한 교육자로서서도 탁월한  면모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오늘날 교육 문제의 해법은 부처님께서 경전에서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은 종교와 교육을 분리 한 것 아니라 진리에 의해서 같은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어떤 보살이 차를 타라고 해서 탔더니 내가 교육자인줄 알고 질문을 했습니다. 자녀를 전자공학 쪽에 안보내고 의학 쪽으로 보내려고 한다고 하길래, "보살님 부처님 말씀대로 하세요. 금강경에 ‘이세상에 나오면 각양각색이다. 전생에 많이 닦은 사람이 금생에 깨닫는다'고 애기했습니다. 이생에서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전생에 그 일을 한 사람이니 아들이 전자공학에 관심 있으면 그 일을 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부처님 말씀 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고맙다고 하더군요.

하나의 예를 들었습니다만 이미 다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 시대 공간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대를 초월해 현재까지 미래까지 적용되는 것이기에 우리는 부처님을 위대한 교육자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한국 불교의 현주소는 어떠합니까?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국불교는 말썽이 많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나는 늘 얘기하는데 항상 문제가 있고 두드려 맞으면서도 발전하는 것이 불교입니다. 다만 한 가지 스님들이 좀 더 철저한 불자가 됐으면 합니다. 과거에는 신도들이에게 무슨 얘기를 해도 다 먹혀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먹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신도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고, 스님들을 보는 눈이 상당히 날카로워졌습니다. 스님들은 일반 신도들하고 다른 존재라는 걸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길상사에서도 스님들이 신도들하고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섞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절에 가면 법당 가운데 문은 스님들은 들어가도 되고, 신도들은 안된다고 합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불교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것부터 고치고, 초월하고 극복해야 합니다..

사회는 무섭게 변하는데 스님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 고정관념은 변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그러나 불교는 발전하고 있습니다. 길상사에 젊은 보살님들이 많이 다니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 불교 지도자들이 갖춰야 구체적 덕목은 무엇인지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계행이 있어야 합니다. 스님이나 불교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종교인(기독교)과 피종교인의 범죄율이 같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것은 무얼 의미 합니까? 계행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계행을 바탕으로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혼자 깨달아도 불자들에게 전달하고 사회에 알리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승재가 막론하고 세상을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가 수행 불교, 하나는 개혁불교입니다. 수행불교의 목표는 열반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개혁불교는 불국토를 건설이 최종 목표입니다. 수행불교는 말할 나위도 없고, 개혁불교는 당시 사회가 가장 문제가 된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인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해서 만민 평등을 주창한 것이지요. 인도철학에서 그 시대에 그런 말 했다는 것은 일종의 혁명입니다. 그 중에서 불교가 받은 것은 수행불교였고, 개혁불교는 이어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개혁불교가 나타나야 합니다. 재가연대가 이를 잇고 있다고 봅니다. 이제부터 불교에서 발전시켜야 할 것이 사회개혁입니다. 스님들은 이를 스님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재가자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님들이 해야 합니다. 불교의 뿌리가 스님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하지 못하고 우리는 반쪽 불교만 한 것입니다. 열반 불교만 한 것이지요.

▲말씀하신 대로 한국불교는 개혁불교가 부족합니다. 불교계의 쓴 약이 될 말씀입니다. 개혁불교와 관련해서 한국불교의 세계화도 매우 필요한 것 같은데요?

한국불교를 세계화 하려면 국제포교사를 대대적으로 양성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위 스님들을 위한 랭귀지스쿨도 있어야 합니다. 의사소통 능력이 젤 중요합니다. 우선 영어라도 유창하게 하는 스님들을 양성해야 합니다. 조그만 티베트 불교가 전세계 불교를 쥐고 있습니다.

▲ 교육자적 입장에서 종립학교에서의 종교 강요나 종교간 형평성문제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아무리 학교에서 종교교육을 강요해도 결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이화여대 박사학위 논문에서 기독교 계통의 학교에 들어온 기독교인이 신심이 깊어지고 학생 수가 많아지는지를 분석한 적이 있는데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답니다.. 일반대학에 기독교인이 들어와도 줄어든다고 해요.

종교적인 분위기는 그리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특정종교교육 강요는 법에도 어긋납니다. 강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론을 일으키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은 불교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종립학교 선생님들에게 강의하러 간 적이 있는데 그분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김종서
1924년 황해도 장연에서 출생.
1949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졸업
1961년 미국 조지피바디의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 취득
1975년 서울대에서 문학박사학위 취득.
1964년~1967년 이화여대에서 부교수
1967년부터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재직
1996년~1998년 대통령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위원장
현재 조계종 중앙신도회·참여불교재가연대·우리는 선우·불교여성개발원 고문
서울 성북동 길상사 길상선원에서 수행 중.


박광서
- 1949년 출생.
- 1972년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 1976년 미국 웨인주립대 이학석사
- 1981년 미국 브라운대 이학박사
- 1988년 한국교수불자연합회 창립 주도
- 1991~2003년 (사)우리는선우 이사장
- 1994~1998년 (사)생명나눔실천회 이사 
- 1995~1996년 고속철도 경주도심통과 백지화 위원회 위원
- 1996~1997년 우리민족 서로돕기 불교운동본부운영위원장
- 1999~2006년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 현재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참여불교재가연대 부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장 및 공동대표. 

사진 정리=이강식 기자  lks97@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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