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불심도 침체됐다고 한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경제력과 종교활동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이 생소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종교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지침이 되고 희망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불심을 북돋우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마침 108산사의 순례를 회향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혜자 스님이 제2탄으로 53기도도량 순례기도 발대식을 18~20일 수락산 도안사에서 갖고 또 다시 전국 순례기도를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 구도순례하는 〈화엄경〉 ‘입법계품’에 착안해 향후 4년 간 삼보사찰, 적멸보궁, 미타, 미륵, 관음, 문수, 지장, 보현, 나한도량 등 53곳을 순례한다는 것이다. 서울 화계사도 천년세월을 품은 33석불을 찾아 구도순례를 떠난다고 한다. 신도 120여 명으로 구성된 화계사 33석불 순례단은 26일 백제불교의 초전지 전남 영광의 마라난타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3년 동안 매월 전국의 33개 석불을 찾아 구도여행을 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우리는 이러한 기획 순례가 보다 많이 생겨나 불자들이 법우애를 나누고 신심을 증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여행은 “인간의 독선적 아집을 깬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우물 속에만 갇혀 있던 개구리가 밖에 나와 새로이 펼쳐지는 광경을 보고 느끼게 되는 체험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하물며 불자들의 구도여행이라면 더욱 값진 경험을 수반할 것이다. 실제로 108산사 순례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는 한 신도는 “신심을 키우는데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동참을 권유했다고 한다. 불심침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신심증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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