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과 단양군이 구랍 27일 오전 9시 구인사 설법보전에서 65년 전 발생한 곡계굴 참사 희생자 천도위령대재를 봉행했다는 소식이다. 천태종 스님들과 희생자대책위원회, 단양군은 매년 음력 12월 12일 곡계굴 앞에서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약식으로 지내왔다. 3시간 이상 소요되는 천도재를 법당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지역의 옛 아픔을 보듬은 종교-지역 간의 우애란 점도 의미 있지만, 보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잊혀가고 있는 사건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 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곡계굴 참사는 1951년 1월 20일 오전 10시경 미 공군 전투기 4대가 네이팜탄으로 곡계굴과 느티마을 일대를 오폭한 사건이다. 이 폭격으로 마을 가옥 50여 호가 전소됐고, 곡계굴 내부에 피난 차 은신한 주민과 피난민 350여 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반세기가 넘도록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사건은 2006년 4월 정부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하지만 희생자 중 170여 명의 신원만 밝혀졌고, 이들에 대한 보상 등 사후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희생자대책위 조병규 대표는 위령재에서 “이번 천도재는 무관심한 정부가 곡계굴 참사에 대한 현 상황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직 연고자를 찾지 못한 200여 명은 단체로 매립돼 있어 안치문제도 해결이 필요하다”면서 규명된 172명을 포함한 희생자들의 보상 등 사후조치에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역사의 아픈 상처는 정부, 종교계 구분 없이 적극 나서서 보듬어야 할 부분이다. 보상과 추모관 건립 등 사후조치에 정부가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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