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이 저물고 불기 2560년 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은 새해를 맞아 어떤 꿈과 희망을 품으셨습니까? 꿈이 없는 삶은 죽은 삶과 진배없습니다. 내일을 향한 도전이 없으므로 하루하루가 무미건조한 삶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꿈이란 삶의 탄력이며 활력소입니다. 꿈을 품고 있기에 위대한 도전을 시작할 수 있고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에 자기 자신을 쉼 없이 담금질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꿈을 품게 됩니다. 꿈은 가족의 건강과 같은 소박한 것에서부터 억대 갑부와 같은 일면 허황되면서도 야심찬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내용의 꿈일지언정 노력과 열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꿈이라 할 수 없거니와 이룰 수 또한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꿈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값진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즉, 게으름과 절망을 이겨내야만 꿈에 대한 열정을 불사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게으름과 절망은 꿈으로 가는 내 자신의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을 믿는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이 꿈입니다.

불교를 일러 흔히 자력종교(自力宗敎)라고 말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부처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부처님께서도 신(神)이나 다른 주력(呪力) 등에 의지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의지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유교경(遺敎經)>에서 제자 아난다의 청에 의해 마지막 설법을 하십니다. 여기에서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라. 또한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에 의지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이것이 유명한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의 가르침입니다. 원래 초기경전에서는 등(燈)이 아니라 섬[島]이라 표현되었으나 중국에 한역(漢譯)되면서 섬이 등으로 바뀌었다고 전해집니다.

여러분은 이 가르침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꿈은 결코 다른 사람이 대신 이루어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꿈의 성취도가 결정됩니다. ‘자등명 법등명’은 바로 이것을 일깨워주는 법문이기도 합니다.

최근 꿈을 향한 위대한 도전을 그린 영화가 화제입니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높이 412m, 길이 42m, 폭 2㎝ 위를 걷겠다는 한 남자의 위대한 도전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그 실제 인물은 프랑스 출신의 행위 예술가 필리페 페팃(Philippe Petit)으로 한순간 발을 헛딛는 순간 그의 뼈는 산산조각 나 절명을 면치 못할 도전이지만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몸을 하늘 위 폭 2㎝ 줄에 의지합니다. 마치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하면 시방세계현전신(十方世界現全身)한다는 선가(禪家)의 가르침을 대하는 듯 전율을 불러일으킵니다.

같은 프랑스 출신인 자크 이브 쿠스토 (Jacques Yves Cousteau, 1910~1997)도 위대한 도전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쿠스토는 원래 해군 항공대의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스물여섯 살 때 교통사고로 비행기 조종사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쿠스토는 어느 날 물안경을 쓰고 바닷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에서 쿠스토는 온갖 물고기와 바다 식물을 보고 그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그는 비행사의 꿈을 잊고 해저 탐험가라는 새로운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바다에 들어가 탐사하기를 원했던 그는 모진 노력 끝에 1943년 마침내 휴대용 수중 호흡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스쿠버 수중 장치를 ‘애퀄렁’(aqualung)이라 부릅니다. 이의 발명으로 바닷속 탐사는 예전에 비해 훨씬 쉽고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56년 쿠스토는 총천연색으로 이루어진 바닷속을 찍어 ‘침묵의 세계’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사람들은 이 다큐멘터리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쿠스토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을 뿐 아니라 칸 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투자의 귀재로 세계 최고갑부가 된 워런 버핏도 꿈을 향한 도전을 열 살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가 열 살 되던 해 아버지와 동부 여행에 나섰고 뉴욕의 월스트리트 증권거래소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선 돈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열한 살 때 친구 앞에서 꼭 백만장자가 될 거라고 호언장담한 이후 열네 살부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신문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사춘기를 겪으며 도둑질과 가출을 하는 등 문제아로 낙인 찍혀 방황하기도 했지만 꿈이 있기에 다시 자기 길로 되돌아 와 꿈의 여정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워런 버핏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투자 전략’이 아니라 ‘꿈’입니다. 꿈이 오늘의 워런 버핏을 있게 했습니다.

올해는 꿈을 찾아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원숭이처럼 기교를 앞세워선 꿈을 성취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을 굳건히 믿고 의지하여 흔들림 없이 나아가면 언젠가 꿈은 현실이 되어 여러분을 행복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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