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세요.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지만 마음 밑바닥엔 걱정이 깔려있는 듯합니다. 가끔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걱정이 올라오고요. 이런 걱정이 올라올 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까요?

긍정이 답이란 걸 이미 불자님도 알고 계시죠?
부처님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을 어떻게 떨쳐버리라고 하셨을까요? 궁금하시죠?
 

부처님 시절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릴게요.

어느 날 부처님 제자 중에 한 사람이 ‘세상은 영원한가 아닌가?’, ‘영혼과 육체는 별개인가 아닌가?’처럼 답을 알 수 없는 일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부처님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지 않아서, 이 제자는 부처님께 질문을 해보고 부처님께서 답을 못하시면 부처님을 비난하고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협박하듯 부처님께 평소에 고민했던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주지 않으면 부처님 곁을 떠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처님이 뭐라고 하셨겠어요? 달래셨을까요?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시길 “네가 내 밑에 와서 수행하면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해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면서 “다만 이 문제를 알기 전에 수행하지 않겠다고 하는 건, 수행해보지도 못하고 죽게 되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곤 하나의 비유를 들어주시죠.

어떤 사람이 독이 묻은 화살을 맞아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화살을 뽑지는 않고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군지, 화살을 쏜 활이 어떤 활이고, 누가 만든 화살인지를 알기 전에는 뽑을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그 사실을 알기 전에 이미 그 사람은 온 몸에 독이 번져서 죽게 된다는 거죠.

이게 그 유명한 독화살의 비유입니다.

무슨 뜻인고 하니, 닥쳐오지 않은 미래의 불확실함을 걱정하고 있고, 세상의 영원성 같은 형이상학적인 부분을 고민하기보다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급하다는 거죠.

중생은 108 번뇌에 시달린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근심걱정이 많아요. 지금 당장 직면하고 있는 근심걱정들을 먼저 해결해야지 다가오지도 않은 걸 먼저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민한다 한들 그저 고민만 하고 속만 끓이는 거지 해결책도 없어요. 왜? 현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미래 또한 막막해지는 겁니다.

지금 불자님의 독화살은 무엇입니까?

부처님은 괴로움을 알고, 괴로움의 원인을 알고, 그것을 없애야 함을 알고, 그것을 없애는 길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고집멸도 사성제의 가르침입니다.

우리 불자님도 걱정이 올라올 때는 ‘이 걱정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고~’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이유 없는 걱정은 없습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왜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지 그 근본원인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원인을 찾으면 해결방법 또한 찾을 수 있겠죠? 생각에 잠길 때 온갖 망상이 온다 싶으면 고민거리를 화두처럼 들고 기도를 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 나의 걱정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마음이 건강해지고 긍정의 마음을 갖게 되는 기본 훈련이 될 겁니다.

스님, 저는 살아오면서 힘든 일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시댁 식구들과의 트러블이 심해서 연락두절한 지가 벌써 10년이 되어 가는데 마음이 항상 불편하고 힘듭니다. 부딪히는 것은 싫은데 제 삶이 힘들다보니 혹시 가족을 외면해서 힘든 삶을 사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제가 어찌 해야할 지 스님의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지금입니다. 죽어서 극락 세상에 간들 무엇하겠어요. 행복을 바란다면 인간다워야 합니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부처님께서는 인간다움을 남을 위하는 마음에서 찾으셨어요. 나를 위해 살면 중생이요, 남을 위해 살면 보살입니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그렇지 해도, 내 상황이 어렵다면 가슴으론 받아들이기 쉽지 않죠? 이래서 내 마음이 지옥이 됩니다. 나는 왜 이런 시댁을 만나 이렇게 괴로움을 겪을까, 인연을 끊어도 불편하고, 같이 연락하고 지내자니 끔찍하고 이런 인연 앞에서 괴로운 게 우리 마음입니다.

하지만 행복하려면 긍정의 마음이 중요하죠. ‘왜 이런 시댁을 둔 남편과 엮여서 이렇게 괴로울까’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래도 나를 위하는 남편 덕에 이만큼 산다~’하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올려다보지 말고 내려다보고 살라는 말도 있습니다. 만족이라는 것은 채워서 되는 게 아니라, 오직 마음의 변화를 통해서 가능한 겁니다.

지금 불자님이 괴롭고 힘들지만 그래도 생각해보세요. 정말 온통 괴롭고 불행한 일만 가득한가요? 무언가 행복을 주는 존재가 있고, 가치가 있을 겁니다. 우리는 행복한 존재라는 걸 잊지 마세요. 여름 되면 파리에 모기가 얼마나 귀찮게 굽니까. 약 뿌리고 모기채 휘두르며 다 죽여없애죠? 나는 그런 곤충들에 비해 인간으로 귀하게 태어나 이렇게 부처님 말씀을 접했으니 얼마나 행복한 존재입니까.

통장에 300만원만 있어도 전 세계에서 50%안에 드는 부자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이만큼 풍요로운 삶을 사는 행복한 사람이에요.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세요. 스스로의 선택을 믿으세요. 긍정은 궁핍도 풍요로 만들지만, 부정은 그 어떤 풍요도 궁핍으로 만듭니다. 부정하지 않는 인생을 만들려면 스스로 인생을 가꿔야합니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괴로움의 바다’라고 하셨어요.

우리 마음이 만족을 못하기 때문에 괴로운 겁니다. 마음을 비우고 그저 하루 세끼 밥 먹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긍정적인 사고로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보면 지금의 괴로움은 나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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