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다섯 감정과 ‘평상심’

▲주인공의 머릿 속에 존재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가지 감정들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기쁨과 슬픔, 분노 등 갖가지 감정을 표출하고 살아간다. 이 감정은 비단 인간 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도 느낀다고 한다. 순간 순간 느끼는 감정에 따라 삶이 행복해지기도 하고, 슬픔과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때론 까칠해졌다가 온화해지기도 하고, 소심해졌다가도 대범해지기도 하는 게 인간의 감정이다.

인간의 심리를 표현한 많은 영화들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많았고, 내용 또한 심오했다.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은 어린이ㆍ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인간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11살의 여자아이 라일리 앤더슨. 미국 미네소타에 살면서 부족함없이 행복하게 살았던 라일리는 미네소타에서의 좋은 추억을 안고 엄마, 아빠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한다. 하지만 자신이 기대했던 집과는 괴리가 있었고, 아빠는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 직원을 해고해야 하고, 이삿짐은 배송업체의 잘못으로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등 좋지 않은 일이 연속적으로 벌어진다.

인간의 머릿속엔 감정 컨트롤 본부가 있다.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라일리의 기억에 담긴 수많은 구슬들이 있고, 다섯 가지 섬(하키섬, 가족섬, 정직섬, 엉뚱섬, 원숭이섬)이 있다. 이 섬들은 라일리가 미네소타에 살 때 갖고 있던 좋은 기억의 섬들이다.

그 상황에서 라일리의 머릿속에 있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 어느 때보다 더 바쁘게 감정의 신호들을 보낸다.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가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려 하면 기쁨이가 “생각을 바꾸면 라일리가 행복해진다”며 기쁨의 신호를 보낸다.

그러다가 슬픔이가 핵심기억(라일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억)을 잘못 건드리게 되고, 기쁨이와 슬픔이는 컨트롤 본부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라일리의 머릿 속에서 ‘기쁨’이 사라진 것이다. 기쁨과 슬픔이 사라진 라일리의 기억 속에 있던 다섯 섬들은 하나씩 파괴되어 간다. 이를 지켜보던 기쁨이와 슬픔이가 본부로 돌아가야만 라일리가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순탄치 않다.

기쁨이는 슬픔이가 구슬을 만지면 라일리가 슬퍼진다고 판단하고 혼자 본부로 돌아가려 하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기억의 쓰레기장에서 라일리의 기억 하나를 발견한 기쁨이는 슬픔에 빠진 라일리를 기쁘게 한 것이 슬픔이라는 사실을 알고, 슬픔이와 함께 본부로 돌아가 라일리에게 기쁨을 되찾아준다.

이 애니메이션은 인간이 기쁜 감정 하나만으로는 행복해 질 수 없다는 진리를 일러준다. 즉 기쁨과 슬픔, 분노, 까칠함, 소심함 등 모든 감정들 중 필요없는 감정은 하나도 없다는 것. 희노애락이 없는 삶은 무미건조하다. 물론 순간 순간 표출되는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가 문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의 머릿 속에서 감정을 컨트롤 하지만, 실제는 각자의 마음이 감정을 움직인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자신의 감정을 잘 제어하려면 ‘평상심(平常心)’을 잘 유지해야 한다.

선불교에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라는 선어(禪語)가 있다. 이 말은 조주종심 스님이 스승인 남전보원 선사에게 “어떤 것이 도인가를 물었을 때 ‘평상심이 도’라고 한 데서 유래됐다. ‘도’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중생들의 일상생활 그 자체가 ‘도’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마구 화를 내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도’라고 하지는 않는다. 일상에서 표출하는 ‘기쁨’을 ‘행복’이라고 표현한다. 이 행복을 유지하려면 마음을 잘 닦아야 한다. 그래야 ‘평상심시도’를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

평상심을 유지하려면 일희일비하는 감정을 자제하고, 매사에 일어나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나씩 버려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행복’해지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행복’이 넘쳐나는 삶, 자신의 감정 조절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행복을 되찾고 하키 경기에 출전하는 라일리(오른쪽)를 응원하는 엄마와 아빠.
▲라일리의 기억이 저장된 구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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