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웃과 함께 나누는 자비의 손길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천태종은 지난달 단양 지역 소외계층에 연탄 3만장을 전달하는 ‘자비의 연탄나눔’ 행사를 벌였다. 이어 최근까지 분당 대광사, 진해 해장사, 안산 월강사 등이 잇달아 김장 나눔 행사를 전개했다. 특히 올해 연말에는 서울 관문사, 강릉 삼개사, 진부 진강사가 음악을 매개로 한 자비·희망을 전하는 문화 행사를 개최해 지역에 따뜻한 온기를 전했다. 보살의 필수덕목인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실천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으로써 해야 할 당연한 도리이지만, 요즘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감안할 때 모범된 이타행으로 격려 받아 마땅하다.

경기가 몇 년째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웃들은 삶의 고통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건 종교계가 행해야 할 기본의무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은 종교인 과세 방침에 일부 종교계가 반발하는 등 예년에 비해 종교의 사회적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 천태종을 비롯한 불교계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조계종을 둘러싸고 새어나오는 잡음이 한 해를 마무리 지어야 할 현 시점까지 그치지 않는 것은 불교의 위상을 갈아먹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교의 자비, 기독교의 사랑 등 각 종교는 저마다 나름의 윤리적 덕목을 지니고 있다. 개인의 종교적 생활이 사회 발전에 기여하지 않고, 종교가 인류에 발전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종교는 사회로부터 배척되기 때문이다. 한 해가 저무는 12월,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천태종이 다른 이들의 귀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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