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부 가까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이 11월 8일 분당 대광사 명상상담대학 가을 명상축제에 참석, 대중 법문을 했다. 힐링멘토 혜민 스님의 법문을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 혜민 스님이 법문에 앞서 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행복은 타인과의 따뜻한 관계 속에 있어”

타인이 내게 맞춰주길 바라지 말고
베풀고, 서운함 잘 풀고, 귀 열어야


“아이 잘 키우려면, 부모가 모범 보여야”

부모 공부하면, 자녀 공부 운(運) 열려
부부 금슬 ‘유대’, ‘공감’ 높이는 게 열쇠

우리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걸 보면 누구나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제가 많은 분들한테 “지금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스님,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럼 “왜 지금 행복하지 않으세요?” 라고 다시 물으면 “스님, 제가 행복하려고 하기 전에 행복의 조건이 있는데, 그게 어느 정도 만족스러워 지면 행복할지 안할지 정할게요.”라는 대답을 하세요. 저는 그 조건이라는 게 뭔지 또 물어보죠. 그러면 사람들은 “저희 아이가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행복할 텐데…….”, “우리 직장 상사가 하루빨리 퇴직을 해버리면 행복할 텐데…….”, “우리 남편이 술을 끊으면 행복한 텐데…….”, “우리 시어머니가 빨리 돌아가시면 행복할 텐데…….”라고 대답을 하죠. 맨 마지막에서 공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웃음).

이처럼 내가 지금 행복할 수 없는 이유가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에 맞게 해준다면 참 행복할 텐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내가 불행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에 맞게 행동을 잘 해주나요? 아니죠. 당연히 안 해주죠. 내가 배 아파서 낳은 자식들도 내 말을 잘 안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내 마음에 맞게 일일이 다 조정을 해서 내가 행복해 지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그 사람들과 싸워야 합니다. 또 생각을 해 보면 내 관점에서 볼 때 옳은 것이지, 상대방이 자기의 관점에서 볼 때 옳은 관점은 따로 있어요. 분명히 그런 점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상대방의 관점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 관점만 옳다고 주장하는 거예요. 사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고통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따라해 보세요.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인생 살도록 내버려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습니다.”

아셨죠? 자꾸 내 주위 사람들을 내가 조정해서 행복해지려고 하는 것은 ‘된다? 안 된다?’, ‘안 된다’는 거예요. 이렇게 말해도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에 맞게 행동하게끔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들과 엄청나게 싸우게 돼요. 그러면 그들에게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도리어 세상에 불평ㆍ불만을 갖게 되면서 살아가는 게 더 힘들게 될 거에요.

여러분 제 말을 따라해 보세요. “행복은 다른 사람들과 따뜻한 관계 속에서 찾는다.”

돈이 아무리 많고, 권력이 아무리 높아도, 외모가 아무리 출중해도 나와 내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나쁘면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거예요. 관계가 좋아야지 사람은 행복한 겁니다. 만약 여러분들 중에 누가 로또에 당첨됐어요. 너무 기쁜데, 이 기쁨을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하나도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사람은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살기 때문에 관계가 잘 돼야 행복한 겁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잘 이어 가느냐?

첫 번째! 많이 베풀자.

베푸는 것만큼 관계에 좋은 게 없어요. 누구를 위해 베풀면 그 사람은 나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죠. 예를 들면 밥을 먹고 내가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이 계산을 먼저 하면 기분이 좋아지죠?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면 당연히 기분이 좋아지고, 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과 관계가 안 좋고, 삐거덕 대면 스스로 ‘내가 베푸는 게 약하지 않는가?’ 하고 돌아봐야 합니다. 항상 사람들과의 관계를 계산적으로 살면 인덕이 없는 거예요. 주변에 항상 사람이 들끓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의 특징이 바로 잘 베푸는 거예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주변 사람들에게 잘 베푸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내가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잘 베풀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고맙다는 이야기도 안 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을 해요. 이런 사람들에게는 굳이 베풀지 않아도 됩니다. 관계의 기본은 ‘주거니 받거니’에요. 최소한 내가 세 번을 줬으면 하다못해 캔 커피 하나라도 돌아와야죠.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정도 쌓이고, 신뢰도 쌓이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많이 베풀었는데, 힘이 든다면 금을 싹 긋고, 그 사람을 멀리하세요.

두 번째!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착하게 말하자.

이건 아주 중요해요.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착하게 말해야 해요. 그런데 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힘든 감정 중의 하나가 서운한 감정이에요. 서운한 감정이 불쑥 올라왔을 때 이 감정을 어떻게 하지 못해서, 오래 된 10년ㆍ20년 지기 친구하고도 벽을 쌓을 수 있어요. 서운한 감정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나오는 첫 번째 신호에요. 그런데 이 서운한 감정이라는 게 참 애매해서 내가 입으로 이야기 하자니 치사하고 구차해 보이고,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마음속에 쌓이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딱 서운한 상태에요.

그런데 이 서운한 감정을 남에게 잘 표현할 줄 알아야지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요. 왜냐면 우리가 다른 사람을 일부러 서운하게 하려고 해서 서운하게 합니까? 아니죠. 예를 들어서 여러분 친한 친구들 모임 하러 나갈 때 대문 밖을 나서면서 ‘오늘은 한 세 명을 서운하게 해볼까?’ 이렇게 계획하고 나가는 사람이 있나요?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가만히 무심결에 이야기를 했는데 그 사람이 그 이야기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는 거예요. 누가 상대방을 일부러 서운하게 만들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감정이 나왔을 때 잘 표현하면 상대방이 ‘아차’합니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그렇게 행동한 것에 대한 설명이라도 들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를 할 때 어떻게 말한다? ‘착하게’.

그럼, 어떻게 착하게 말할지 방법까지 알려드릴게요. 왜 착하게 말하는 게 안 되냐면, 이상하게 말할 때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말하는 경우가 있어요. “야! 왜 너는 매일 나를 서운하게 하냐?” 이런 식으로. 그러면 상대방이 들었을 때 기분이 나빠요. 비난하듯이, 공격하듯이 하니까. 그렇게 하면 관계가 더 나빠지지, 좋아지지 않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냐면 나의 지금 힘든 상태만을 묘사하는 거예요.

따라해 보세요. “내가 그 이야기를 들으니깐, 나도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드네?” 뒤에 음을 올려야 해요. 그래야지 유머러스하게 잘 넘어갈 수 있어요. 이러면 기분이 나빠요? 안 나빠요? 그다지 안 나빠요. 날 공격한 게 아니니까. 그래서 여러분들이 서운한 감정이 있을 때 자꾸 누르고 억압하고, ‘없어지겠지’ 하지 말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잘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쌓이면 화병이 되는 거예요. 어떤 식으로든 자꾸 누르지 말고 그것을 편안하게 잘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세 번째! 내 말만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자.

이게 아주 기본적인 거예요. 왜냐면 치유, 힐링은 다른 게 없어요. 내 이야기를 상대방이 내 편이 돼서 따뜻하게 들어줄 때 그때 치유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 스스로 반성해 보세요. 혹시 친한 친구들 모임에 나갔을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머리끝까지 차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 할 때 이야기를 듣지 않고 ‘친구들 말이 언제 끝나나’ 이렇게 참은 적 있었죠? 그리고 친구들 말이 끝나자마자 잠깐의 시간 속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막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렇게 하면 안돼요. 또 어떤 사람은 네 명이 모였으면 공평하게 시간을 나눠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자기가 다 이야기 하려고 해요. 그런 사람 있으면 다음에 초대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우리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하지, 자기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잘 들어주는 것이 너무너무 중요한 겁니다.

제가 한 가지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어떤 어머니가 있었어요. 남편을 일찍 저 세상으로 보내고 혼자 아들 한 명을 키웠죠. 공부를 잘 한 아들이 좋은 대학교를 나와서 유학까지 갔다 왔죠. 그리고 국내 유명 대기업에 취직을 했어요. 이 어머님이 아들 뒷바라지에 고생했지만 ‘이제 두 다리를 쭉 펴고 잠을 자도 되겠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똑똑하고, 매번 성공하는 아이들의 특징이 있어요. 바로 자기 삶을 살면서 겪는 첫 번째 좌절에서 굉장히 힘들어해요. 매번 성공만 했기 때문이죠. 무슨 말이냐면 대기업에 취직한 아들이 어렸을 적 어머니하고만 살아서 그런지 사람과의 관계에 너무 취약한 거예요. 우리나라 기업 정서상 신입사원들이 상사 앞에서 굽실거려야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 아들은 그런 것을 못하고 상사 앞에서 자기 옳은 이야기만 하는 거예요. 그러니 상관이 아들을 멀리하게 됐죠. 그랬더니 이 아이가 회사에서 왕따를 당한다고 생각하고, 그걸 못 참아서 자살을 해 버렸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자살을 하니 어머니 마음이 찢어졌죠. 너무 억울해서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어요. 아들이 죽은 게 다 회사 책임이라면서. 그런데 소송에서 다 졌어요. 너무너무 분해서 이 어머니가 하는 일도 다 그만두고 매일 아침 대법원 앞에서 ‘우리 아들이 죽은 게 회사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1인 시위를 했어요. 그 앞을 수많은 검사들이 지나가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거예요. 그런데 한 100일 쯤 지나니까 한 젊은 검사가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였는지 “어머니 그러면 무슨 사연인지 제 검사실에 와서 이야기해 보세요” 이러더래요. 검사실에 간 어머니가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래서 ‘내가 이 아이를 어떻게 낳았는가’부터 시작해서 1시간30분을 넘게 이야기를 하셨어요. 젊은 검사는 그 긴 이야기를 고개도 끄덕거려주고, 어머니의 손도 잡아주면서 따뜻하게 다 들어줬어요. 이야기를 다 들은 검사는 어머니에게 왜 이 사건이 재판에서 이기기 어려운 사건인가를 설명해줬데요. 어머니가 검사의 설명을 다 듣고 밖으로 나가시면서 검사한테 “아이고, 그래도 고맙소. 그래도 고맙소. 내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소”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나가시더래요. 다음날부터 어머니가 1인 시위를 하러 안 나오신 거예요.

이 어머니는 재판에서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누군가가 내 말을 따뜻하게, 내 편이 돼서 들어주는 것을 원했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여러분도 젊은 검사처럼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세요. 아셨죠?

친한 친구나 동료가 괴롭고 힘든 일이 있으면, 그 친구 편이 돼서 그냥 따뜻하게 얘기를 들어주세요. 좋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위로의 말을 해주려고 하지 말고. 따뜻하게 들어만 줘도 그 친구는 엄청난 위로를 받습니다. 제가 많은 곳에 돌아다니면서 질문을 받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관계 이야기를 하니깐 부부관계 상담을 자주 하려고 해요. 결혼도 못해본 저한테요. 그래서 제가 남편이 아내에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과 반대로 아내가 남편에게 해주면 좋겠다는 것을 적어봤어요. 여러분들이 한번 들어보시고 ‘아, 이 말이 맞다’ 싶으면 활용해 보고, 이 말이 맞지 않다 싶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세요. 일단 남편이 아내에게 해주면 좋겠다는 것 세 가지에요.

첫 번째. 돈만 벌어다 주지 말고, 아내하고 놀아주자.

아내와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내줘야 해요. 돈만 벌어다 준다고 해서 남편의 의무를 다한 게 아니에요. 남자들은 본인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 아내가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는데, 물론 남자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 좋죠. 하지만 정말 아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만 가지고는 안돼요. 시간을 같이 보내주는 것이 정말로 좋아요. 만약 아내와 시간을 보내주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아세요?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우리 가정주부들이 어느 순간부터 남편 없이도 잘 노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매일 무척 바쁘게 되요. 문화센터도 가야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친한 계모임도 가야하고, 사찰도 나가야 하고, 할 게 너무 많아요. 이런 바쁜 생활을 하다가 남편이 회사에서 명예퇴직하거나, 아니면 사업이 안돼서 집에 덜컥 들어와 있잖아요. 그러면 아내는 평소대로 나가서 계획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남편이 집에 있으면 얼마나 귀찮겠어요. 중간에 들어와서 남편 밥을 차려줘야 하는데. 그러니 그때 가서 푸대접을 안 받으려면 평소에 아내와 놀아줘야 돼요. 그래서 ‘아~, 친구들하고 노는 게 최고인줄 알았는데 남편하고 놀아도 참 좋구나’ 하는 것을 잊게 하면 안돼요.

두 번째, 고부간에 갈등이 생기면, 미래를 생각해서 아내 편을 든다.

남편 분들, 앞으로 어머니보다 아내하고 살 날이 더 길어요. 그리고 내가 나중에 몸이 아프면 어머니가 아니라 아내가 병수발을 해요. 또 어머니한테는 내가 조금 서운하게 해도 나와의 관계를 안 끊어요. 혈육인데 어떻게 끊겠어요. 그런데 아내는 끊습니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높다는 것 다들 아시죠. 그러니 평소에 아내한테 잘 해야 돼요. 다른 이유는 남편은 시댁에서 존재 자체가 사랑스러워요. 뭘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가 장모님 눈에 사랑스러워요. 그런데 며느리는 ‘니가 하는 것 봐서 사랑스러워’라는 조건이 붙어요. 아내들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이 불안함을 떨치고 누구를 보고 결혼해요? 남편이에요. 그러니 남편이 나서서 교통정리를 잘 해줘야 돼요.

세 번째, 아내 말을 분석하지 말고, 공감해주세요.

아내가 무슨 말을 했을 때, 내 말을 분석해 달라고 하는 말이 아니에요. 공감해 달라는 말이에요. 그런데 남편들은 어떻게 해요? 자꾸 분석을 하려고 해요. 아내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남편이 그 말을 듣고, 옳은지 그른지를 따져달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내 심정을 알아 달라고, 이해해 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아내가 무슨 말을 했을 때 내가 분석을 하려고 하지 말고 ‘우와’, ‘진짜’ 등 감탄사를 연발하세요. 그러면 공감이 돼요. ‘그래 맞아, 맞아’ 이렇게요. 그걸 해주면 되는데 왜 그걸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힘들다면 아내의 맨 마지막 말을 반복하세요. 예를 들어 “여보 오늘 김치찌개 맛있어?” 이러면 “맛있어” 이러면 돼요. 그러면 끝이에요. 거기서 자꾸 분석하면 절대로 안돼요.

이제 반대로 아내가 남편에게 해주면 좋겠다는 것을 이야기 해 볼게요.

첫 번째, 하루빨리 포기하자.

남편을 내 입맛에 맞게 바꿔보려고 했는데, 쉽게 안 바뀌죠? 그러니 남편을 어떻게 해보려고 하면 안돼요. 차라리 빨리 포기하세요. 왜냐면 나도 내 남편 입장에서 보면 완벽하지 않아요. 나도 못하고, 내 습관도 못 고치면서 남편보고 매번 고치라고 그러죠. 그런데 그 습관을 고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살아온 습관을 어떻게 쉽게 고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것을 인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만큼 수용해 주는 것이 서로의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도 너무 바꾸라고 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자기 존재 자체를 사랑해주는 것을 원합니다. 자꾸 부모들이 내 존재가 부족하다, 문제가 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반항심이 생기고, 비뚤어져요.

두 번째, 아무리 속상해도, 남편 앞에서 시댁 욕을 하지 말자.

어떤 분들은 자나 깨나 시댁 욕을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도 친한 친구들한테 하는 것은 괜찮겠지만, 남편 앞에서 자꾸 하면 남편 입장이 곤란하고, 힘들어져요. 사랑하는 두 여인(엄마와 아내) 사이에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돼요. 엄마가 행복하면 아내가 불행하고, 아내가 행복하면 엄마가 불행하고, 이런 힘든 삶을 살아가야하는 남편이 얼마나 불쌍해요. 남편도 되게 힘들어요. 물론 아내들이 어디다 하소연 할 곳이 없으니 남편한테 말하는 거죠. 그래도 할 이야기가 있고 하지 말아야할 이야기가 있어요. 그러니 항상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 큰 누나의 마음을 일으켜서, 남편을 측은하게 여기자.

한국 남자들은 불쌍해요. 이렇게 불쌍한 족속들이 없어요. 왜냐면 미국의 남자들은 자기 취미가 있고, 생활이 있어요. 밤에 가족들과 밥도 같이 먹을 수 있죠. 그런데 한국 남자들은 바빠서 그렇게 하기 힘들어요. 퇴근도 제시간에 할 수 없어요. 상사가 일을 안 마쳤는데, 내가 일을 다 마쳤다고 해도 눈치가 보여 먼저 퇴근하기 힘들죠. 주말에도 일하러 가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산다는 게 힘들어요. 아내들은 친한 친구들 그룹이 몇 개 있잖아요. 그런데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일과 관계된 사람들하고만 만나요. 친한 친구도 별로 없어요. 그러니 은퇴하고 나면 매일 소파에 앉아서 TV밖에 볼 게 없어요. 취미도 없고, 그러니 얼마나 외롭고 불쌍해요. 아내들은 남편을 측은하게 여겨 주세요. 평생 나와 가족을 위해서 봉사를 했으니 얼마나 고마운 존재에요. “내가 뜨거운 밥 안 해주면 어디 가서 밥이라도 먹겠나?”하고 생각하면서 잘해주세요. 아내들이 큰 누나의 마음을 일으켜서 자신들의 남편을 따뜻하게 대해 주세요.

가끔씩 사람들이 저에게 이렇게 물어봐요. “스님, 제가 어떻게 아이를 길러야지, 스님처럼 하버드 대학에 보낼 수 있겠습니까?”, “스님, 우리 아이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매일 게임만 해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공부 안 하는 유전자를 물려준 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누구 탓을 해요. 본인들이 공부를 못했으니까, 아이들도 공부를 못하는 게 당연한 거죠.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많은 분들이 본인은 매일 TV만 보면서, 아이들에게 뭐라고 그래요? “TV 좀 보지 말아라”, 매일 자기는 스마트폰 쓰면서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으로 게임하지 말아라” 자기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죠.

특히 부모님 중에 열등감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어렸을 때 못해봤던 한(恨)을 자식을 통해 풀려고 해요. 그래서 자꾸 아이들을 잡아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왜냐면 자기 스스로가 열등감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 분들에게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내가 예전에 피아노를 치고 싶었는데 못 쳤다면, 내 자식을 피아노 학원에 보낼게 아니라 본인이 학원에서 피아노를 쳐야 해요. 본인이 가서 건반을 두드려야 해요. 자기가 예전에 공부를 해서 대학교를 가고 싶은데 못 갔다? 그러면 내가 공부해서 대학교를 가야해요.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가 알려드릴게요. <명리학>에서는 공부할 운을 ‘인성’이라고 합니다. 이 인성은 부모하고 똑같아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부모가 공부하기 시작하면 아이의 공부 운이 열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 스스로의 지성을 일깨우세요. 그러면 아이들도 따라서 잘 됩니다. 부모가 아는 만큼, 아이들도 아는 거예요. 그런데 부모님이 조금밖에 모르면 그 안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그러니 아이들에게 무조건 자기가 못해봤던 것을 하게끔 강요하지 마세요.

그리고 부모님들 중에 성격이 너무 강해서 아이들을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려는 분들이 있어요. 잘못하면 아이를 망칩니다. 아이 성격을 완전히 망쳐놓을 수 있어요. 제가 많은 부모님들과 심리 상담을 하는데, 그분들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아이를 향한 집착과 사랑을 구분 못하는 거예요. 집착을 하는 부모들은 아이가 독립된 영혼이 아니라 ‘내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아이가 내 소유물이라고 생각을 하죠. 그래서 이 소유물인 아이를 좌지우지 하려고 해요. 그렇게 되면 아이가 자기 인생을 사는 거예요? 부모의 인생을 사는 거예요? 부모의 인생을 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것을 하고 있어도 항상 자기 스스로 불안하고 모자라다고 생각을 해요. 아이들은 존재 자체가 사랑스러운 거지, 뭘 잘했을 때만 사랑스러운 것이 절대 아닙니다. 평소에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따라해 보세요. “내가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나에게 먼저 친절하기 시작하면, 세상도 나를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나도 세상한테 친절할 수 있습니다.” 나를 먼저 사랑하시고, 나에게 먼저 친절하시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혜민이었습니다.

▲ 스님은 "나를 먼저 사랑하며 남도 나를 사랑한다"며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라고 당부했다.
▲ 혜민 스님의 동작을 따라하는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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