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음악공연에 다녀왔다.

평소 열심히 불교음악활동을 하는 A씨의 연주회(독창회)이기에 가벼운 설렘을 안고 일찍 공연장을 찾았다. 서울 중심지역에서 다소 벗어난 B아트홀 입구에는 각종 격려와 축하의 화환들로 완전 잔칫집 이상이었다. 또한 A씨의 활동이 그러한지 벌써부터 여기저기 많은 분들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고, 지방에서도 불교음악의 선후배들이 서둘러 상경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아울러 공연시간이 가까워지자 스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일찍이 관객 만원사례로 멋진 공연의 가을밤을 기대하게 하였다.

나 역시도 티켓을 수령하여 동료와 자리를 잡았는데, 하하! 하필이면 앉은 자리가 적당한 입구여서 그런지 들어서는 관객마다 인사를 나누기 바빴다. 하긴 풍경소리의 활동이 그러하고, 붓다콘서트를 시작한지도 4년차에 이르니, 불교음악의 단골 마니아 여성불자님들과는 ‘찬불가 도반’으로서 반가움 이상의 정다운 마음이기 때문이다.

무료공연이었지만, 장소가 다소 외곽임을 감안해도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고, A씨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동료들과의 부침과 함께 나름 불교음악의 저변확대도 성과가 있는 것 같아 모두들 흐뭇함으로 공연에 빠져들었다.

노래가 이어지고, 프로그램 상 다소 부친다는 느낌(?). 더욱이 컨디션까지 좋지 않은 성악가의 무리한 무대는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며, 안타까운 공연의 늪으로 빠져가고 있었다. 자신의 기량에 비해 뭔가 잘못 선곡한 불쌍한 용기, 주인공의 불안 불안한 스테이지에 가슴 졸임, 아무튼 이어지는 공연에 빠져들지 못하고 엉뚱한 생각만이 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와! 짝짝짝!!! 중간 게스트들의 무대가 이어지고, 다시금 펼쳐진 공연에 관객들이 더욱 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여기저기 아는 인연들이라지만 늘 자리를 해주시는 불교음악 단골 마니아 식구들, 저마다의 마음높이는 있겠다지만 열심히 격려해주시는 분들의 환호와 박수가 가슴을 저며 왔다.

굳이 연극의 3요소(배우, 무대, 관객), 공연예술의 3박자를 떠나 이렇듯 마음 내어 응원해주시는 최고의 관객, 말뚝신심의 찬불가 도반들에게 진정 감동을 함께 하기위해 무엇을,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하는지…. 내 자신부터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으로 노래와 함께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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