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배운 춤, 공연으로 보시해요!”

▲ 관문사 우리춤무용단원들이 부채춤을 추며 꽃봉오리를 만들고 있다.

중국 진나라 시대 역사가 진수가 쓴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의하면 “동이(東夷) 사람들은 농사절기에 맞춰 하늘에 제사하고 밤낮으로 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또 〈후한서〉 등에도 우리 조상들이 음악과 춤을 즐겼다고 나온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이면 함께 먹고, 노래하고, 춤추기를 즐긴다. 흥의 문화가 기본적으로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 천태불교 포교 중심도량인 서울 관문사에도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아름다운 고전무용과 창작무용, 우리춤체조 등을 배우며 흥을 즐기는 신도들이 있다. 11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춤무용단’이 바로 그 주인공. 춤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똘똘 뭉쳐 다양한 춤을 배우고 있는 우리춤무용단을 9월 23일 만나봤다.

우리춤무용단은 현재 10명의 단원이 손화자 강사의 지도아래 부채춤, 화관무, 축원무 등 다양한 무용 등을 배우고 있다. 무용단을 만나러 간 이날 단원들은 관문사 창건 17주년 행사 때 선보일 부채춤을 연습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단원들은 부채춤의 하이라이트인 꽃봉오리가 잘 만들어 지지 않는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었다. 손 강사는 단원들이 만든 꽃봉오리를 보면서 “꽃이 삐뚤어졌다”, “부채의 끝을 서로 잘 붙여야 한다”며 아름다운 꽃봉오리를 표현할 수 있게끔 동작을 설명했다. 그의 지도에 단원들이 자세를 가다듬자 봉긋한 꽃봉오리 하나가 만들어졌다.

우리춤무용단은 2004년 15명의 단원으로 창단됐다. 현재는 부처님오신날과 관문사 행사 때 주로 공연을 하고 있다. 연습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공연이 있을 때마다 꾸준히 모여 연습을 한다. 무용단의 특징은 다른 신행단체들이 소속 사찰에서 여러 지원을 받는 것과 달리 공연에 관한 비용을 자발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관문사에서 지원 받는 것은 연습장소와 사찰 행사 때 받는 메이크업 비용뿐이다. 손 강사는 “우리의 재능을 보시한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하기 때문에 행사에 필요한 의상이나 준비물 등을 모두 스스로 마련한다”면서 “사찰에서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춤무용단이 사찰 공연만 한다고 해서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용단은 그간 다수의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았다. 특히 인천 부평구청장배 전통무용경연대회 참여해 2013년 화관무로 금상ㆍ2014년 선비춤으로 대상ㆍ2015년 부채춤으로 은상 등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회 참가뿐 아니라 요양원, 양로원, 복지관 등에서 무료공연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도 선사해 주고 있다.

무용단원들의 향후 계획은 지금처럼 여러 가지 무용을 배우면서 자신들의 재능을 더 많은 곳에 보시를 하는 것. 단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많은 대회에 나가서 좋은 상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활발하게 봉사하고 싶다”며 “다양한 사찰 문화축제에도 참여해 우리의 무용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본인들의 재능을 사람들에게 보시하는 관문사 우리춤무용단. 이들의 이런 마음이 아름다운 우리 전통문화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등불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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