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신도비대위, 릴레이 시위법회
봉은사 신도들, 규탄대회 및 서명운동

▲ 10월 3일 정조효문화축제에 맞춰 용주사 앞에서 열린 신도비대위 측 시위법회.

불교계를 대표하는 대형 사찰 등에서 지속되고 있는 주지스님과 신도 간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갈등의 여파로 인해 불교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지스님에 대한 범계의혹으로 수개월째 몸살을 앓고 있는 용주사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제36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개최지임에도 문제해결에 있어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8월 말, 용주사 종무소 측과 전강문도회 스님들, 재가자들이 한데 엉켜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후 주지 성월 스님의 퇴진을 주장했던 전강문도회는 잠잠해졌지만 재가자들의 시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성월 스님의 산문출송 운동을 벌이고 있는 ‘용주사 현 주지 성월 산문출송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신도비대위)’는 9월 24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용주사 사태에 대해 호소한 데 이어 10월 3일 용주사에서 열린 정조효문화축제에 맞춰 시위법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도비대위는 성월 스님을 규탄하면서 “범계의혹에 대해 총무원 조치가 없을 시 종단정화 촉구법회를 개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월 스님은 “사실무근이다.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 같은 사태에도 용주사 측은 “한일대회 개최에 지장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교계 안팎에서 “한일대회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제적 망신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신도 제명으로 인해 논란이 불거진 봉은사는 주지스님과 해당 신도들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였지만 공개토론회가 무산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신도회에서 제명된 신도들은 10월 4일 봉은사 입구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봉은사 신도조직인 ‘6봉은’ 해체와 신도 제명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신도회 정상화와 원학 스님의 연임반대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종루를 개조해 찻집으로 쓰겠다는 스님의 의견을 신도들이 반대하자 억지논리를 펴며 가장 반대가 심했던 신도조직을 해체하고 신도를 제명했다”고 말했다.

반면 봉은사 측은 제명된 신도들의 주장에 왜곡이 심해 반박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봉은사 관계자는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것이다. 6봉은 해체도 제명된 신도들이 다른 신도들에게 법회 및 봉사 불참 등을 유도해 신도운영위원회 회칙에 의거해 해체했다”면서 “차후에 6봉은을 대체할 새로운 조직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 대형사찰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로 인해 지역민과 불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현장에서 시위를 본 많은 불자들이 ‘사찰행사를 방해하는 것 같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등의 불만을 제기해 불교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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