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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 일본불교의 저력과 위기
  •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 승인 2015.09.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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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종교적 기능 살아나
일본불교 새로운 도전 직면
종교적 위상엔 지장 없어

최근 일본의 가나자와시(金澤市)에 있는 정토진종 대곡파 소속 사찰인 가나자와 별원과 인근에 있는 오야마신사(尾山神社)를 다녀왔다. 이 종교기관들은 오늘 일본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한 지역에 위치한 두 종교의 역할을 비교해 보면 일본사회의 종교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정토진종(淨土眞宗)은 일본 가마쿠라 시대 초기에 호넨(法然: 1153~1212)의 제자인 신란(親鸞: 1173~1262)이 호넨의 가르침을 계승하여 창종한 종파이다. 근세 일본의 막부(幕府)는 큰 세력을 형성한 불교교단을 통제하기 시작하였다. 1580년 본원사를 중심으로 4만 명의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겐뇨 스님과 신도, 그리고 농민군을 학살하였다. 그리고 1602년 정토진종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본원사를 동본원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곡파와 서본원사를 중심으로 하는 본원사파로 분리시켰다. 이 과정에서 가나자와시에 위치하고 있는 동별원은 대곡파에 소속되게 된 것이다.

지난 8월말에 방문한 가나자와별원에서는 불교학회가 개최되고 있었다. 한 사찰에서 100여 명의 스님과 학자, 그리고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모여서 전국 규모의 학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이 사찰은 대웅전을 비롯하여 유치원과 사회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각종 시설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학회를 유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일본 도심에 있는 사찰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주말에는 이 사찰에서도 스님들을 만나기 어렵다. 그것은 스님들이 퇴근해버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녁이나 주말에 일본 사찰을 방문하면 법당에 들어가서 참배할 수 없다. 일부 사찰에서는 일요법회를 열거나 법당의 문을 개방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일요법회가 정기적으로 운영되는 사찰 보다는 그렇지 않은 곳이 많고, 법회에 참여하는 신도들도 많지 않은 것이 현재 일본의 대다수의 사찰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불교가 포교활동을 하지 않는다거나 종교적 위상이 크게 약화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일본 불교는 대사회적 기능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200여 개 이상의 종파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인 정토진종 대곡파의 경우 대학원 7개교, 대학 9개교, 전문대학 11개교, 고등학교 19개교, 중학교 6개교, 소학교 1개교, 전수학교 2개교, 그리고 5개의 종학원 등 총 60여 개의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대곡파 소속 사찰들 중에서는 다수의 병원과 복지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일본 불교가 유지되고 있는 힘은 신도조직인 단가와 납골당을 통한 재정확보에서 나온다.

이번에 방문한 오야마신사에는 젊은 사람들이 계속 방문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사에는 남녀노소들이 찾아와 헌공할 봉물을 사서 공양을 올리고 있었다. 신사에는 관리자인 신관(神官)과 여성 보조자인 무녀(巫女), 그리고 관리하는 직원들이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신관을 별정직 공무원으로 대우하기도 한다.

일본의 많은 지역에서 불교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바햐흐로 일본사회에서 신사의 종교적 기능이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의 비호를 받는 신사는 일본 사회의 중심종교로 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국불교계에서 지금 도입되고 있는 납골당과 신도조직은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었다. 한국불교도 이웃 종교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시행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여러 종교의 교세가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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