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공동선언문 채택
3국 대표단, 원폭희생자 추모 및 세계평화기원

▲ 제18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일본대회에서 채택한 공동선언문을 3국 실무대표단이 서명 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종단협 사무총장 월도 스님, 일중한 국제교류협 타케 칵쿠쵸 이사장, 중국불교협회 밍셩 부회장.

한중일 3국 불교계가 ‘원점회귀-마음의 평화 구축을 기원하며’ 제하의 공동선언문 채택을 통해 1945년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제18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일본대회가 9월 14, 15일 히로시마에서 일원에서 열렸다. 15일 오전 10시 히로시마 평화공원 회의장에서 봉행된 메인행사인 세계평화기원법회에서 3국 대표단은 ‘원점회귀-마음의 평화 구축을 기원하며’ 제하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불교도로서 다시금 기도를 소중히 생각한다 △중생 포교에 대한 자세를 재점검한다 △제 종교 간 대화를 촉진하고, 다 같이 중생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공유한다는 내용의 실천사항을 제안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회장인 이토 유이신 스님은 개회식 인사말을 통해 “히로시마는 원자폭탄으로 인해 한반도ㆍ중국ㆍ동남아시아 사람들과 미군 포로 등 10만 여 명의 사망자를 내고, 한순간에 파괴된 세계최초의 도시다. 올해 피폭 70주년을 맞아 일본 불교계의 많은 종파와 단체는 평화기원 법요를 개최했다”면서 “공생ㆍ화합의 세계를 원하는 불자들이 비인도적인 핵무기 사용을 근절하고, 어떠한 폭력도 부정하는 석가모니의 정신을 따라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3국 불교계의 황금 연대는 앞으로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개회식에 이어 3국 불교계 대표단은 30분 간 원폭사몰자 위령비와 원폭공양탑, 한인희생자 위령비를 차례로 돌며 묵념과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이후 일본ㆍ중국ㆍ한국대표단 순으로 각국 불교계의 예불의식을 올리고, 세계평화기원문을 낭독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자승 스님은 기원문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피폭자 10명 중 1명은 징용된 ‘조선인’이었다. 총 7만 명에 달한 이들은 조국을 강제로 떠나 이국 땅에서 피폭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겪었다. 하지만 당사자와 후손들은 아직까지도 일본ㆍ한국 정부로부터 소외된 채 힘든 삶을 대물림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히로시마의 비극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탐진치 삼독이 중생들의 삶을 얼마나 파괴하고 있는지 절실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회에 이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같은 장소에서는 ‘원점회귀-마음의 평화구축을 바라며’라는 주제의 국제학술강연회가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15일 오후 6시 히로시마 그랑비아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을 끝으로 폐막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 춘광 스님(천태종 총무원장)은 만찬답사를 통해 “한중일 3국의 불자들이 매년 만나서 인류에 희망을 주고, 공존번영을 모색하는 황금유대를 지속하는 것이야말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3국 불교의 원활한 교류를 강조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