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한인 희생자에 죄스럽다"
제18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일본대회 본행사인 세계평화기원법회를 마친 9월 15일 일중한 국제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인 타케 칵쿠쵸 스님을 본지가 단독으로 만났다.
지난 8월, 일본불교계가 원폭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제를 봉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령제를 한국ㆍ중국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전후 70년이 흘렀다는 점과 행사가 열린 히로시마가 피폭지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3국 불교계가 피폭 피해자 뿐만 아니라 일본이 저지른 행위로 인한 전쟁의 모든 희생자들을 함께 위로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각 국가별로 하는 위령제는 많았는데 한국, 중국과 함께 위령제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떠나 3국이 함께 원폭공양탑에서 묵념을 했다는 게 의미가 큽니다. 또 회의장으로 오는 길에 한인희생자 위령비에서도 3국이 함께 묵념을 했는데, 이 또한 처음이었고,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희생자 위령비에서 3국 대표단이 묵념을 했는데, 원폭 투하 당시 강제징용된 한국인 원폭피해자가 7만 명에 달한다는 것을 평소 알고 계셨나요? 또 알고 계셨다면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원폭으로 인해 일본인도 희생되긴 했지만 한국인들이 돌아가신 것은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틀에 박힌 행사에서 벗어나 역사적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대회를 변화시키고 각국 불교계가 화합해 나가기 위한 복안이 있으십니까?
-갑자기 물어보시니 조금 당황스럽습니다만, 이런 기회들을 잘 살려야 한다고 봅니다. 각국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좋은 일이든 좋지 못한 일이든 기념할만한 사건을 부각시켜 평화를 모색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