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대표단, 원폭희생자 추모 및 세계평화기원
히로시마 평화공원서, 사부대중 300여 명 동참

▲ 한국 대표단 의식.

한중일 3국 불교계가 1945년 연합군 소속 미군 전투기가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제18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일본대회가 9월 15일 히로시마에서 개막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중국불교협회, 일중한국제불교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교류대회의 메인행사인 세계평화기원법회는 15일 오전 10시 원폭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히로시마 평화공원 회의장에서 봉행됐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회장인 이토 유이신 스님은 개회식 인사말을 통해 “히로시마는  원자폭탄으로 인해 한반도ㆍ중국ㆍ동남아시아 사람들과 미군 포로 등 10만여 명의 사망자를 내고, 한순간에 파괴된 세계최초의 도시다. 올해 피폭 70주년을 맞아 일본 불교계의 많은 종파와 단체는 평화기원 법요를 개최했다”면서 “공생ㆍ화합의 세계를 원하는 불자들이 비인도적인 핵무기 사용을 근절하고, 어떠한 폭력도 부정하는 석가모니의 정신을 따라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3국 불교계의 황금 연대는 앞으로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개회식에 이어 3국 불교계 대표단은 30분 간 원폭사몰자 위령비와 원폭공양탑, 한인희생자 위령비를 차례로 돌며 묵념과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이후 일본ㆍ중국ㆍ한국대표단 순으로 각국 불교계의 예불의식을 올리고, 세계평화기원문을 낭독했다.

종단협 회장 자승 스님은 기원문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피폭자 10명 중 1명은 징용된 ‘조선인’이었다. 총 7만 명에 달한 이들은 조국을 강제로 떠나 이국 땅에서 피폭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겪었다. 하지만 당사자와 후손들은 아직까지도 일본ㆍ한국 정부로부터 소외된 채 힘든 삶을 대물림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히로시마의 비극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탐진치 삼독이 중생들의 삶을 얼마나 파괴하고 있는지 절실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회 말미에 요시다 후미에(86) 씨로부터 히로시마 원폭투하 당시 증언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당시 16살이었던 요시다 씨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원자폭탄이 터지는 상황을 경험했다며 구체적인 일화를 들어 당시를 떠올렸다. 이 사고로 아버지ㆍ언니ㆍ여동생을 잃었다는 요시다 씨의 얘기에 장내는 숙연해졌다. 증언이 끝나고 대중은 먹먹한 가슴을 달래며 용기를 내준 요시다 씨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한편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같은 장소에서는 ‘원점회귀-마음의 평화구축을 바라며’라는 주제의 국제학술강연회가 진행되고 있다.

▲ 9월 15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회의장에서 열린 제18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
▲ 3국 대표단이 원폭공양탑에서 반야심경을 독경하고 있다.
▲ 한인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3국 대표단 회장.
▲ 종단협 회장 자승 스님이 세계평화기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장 이토 유이신 스님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일본 대표단 의식.
▲ 중국 대표단 의식.
▲ 요시다 후미에 씨의 원폭 당시 증언에 눈물을 훔치는 한국 측 스님.
▲ 3국 대표단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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