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임기 12월 19일...이사장직 수행 불투명해져

▲ 중앙종회의원스님들이 무기명 비밀 투표를 하고 있다.

종립학교관리위원회를 거쳐 조계종 제203회 중앙종회 임시회에 상정된 '동국대 이사후보자 복수 추천의 건' 중 일면ㆍ호산 스님(일면 스님 후임)에 대한 복수추천안이 표결에서 부결됐다.

중앙종회는 이 안건을 심의 중 특정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에 따라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했다. 투표는 후보자 개개인에 대한 것이 아닌 각 복수 추천에 동의여부를 묻는 것으로 진행됐다. 개표결과 일면 스님 후임으로 추천된 일면ㆍ호산 스님에 대한 복수추천은 찬성 31ㆍ반대 40으로 부결됐다. 기타 후보자 복수추천은 찬성표가 월등히 많아 통과됐다.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원회(위원장 삼혜 스님, 이하 종관위)는 앞서 1일 동국대 이사 임기만료를 앞둔 △일면 스님 후임에 일면ㆍ호산 스님 △성타 스님 후임에 성타ㆍ명강 스님 △심경 스님 후임에 수불ㆍ무관 스님 △미산 스님 후임에 보광ㆍ지환 스님을 원안대로 추천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최근 종단 안팎에서 일고 있는 일면 스님에 대한 ‘탱화 절도 의혹’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임기 만료를 앞둔 일면 스님의 동국대 이사장직 수행은 불투명해졌다. 일면 스님의 이사 임기는 12월 19일까지다.

투표에 앞서 만당 스님은 “이사후보자 자격 문제로 종단 안팎에서 비판이 많다. 인사동의안은 원칙적으로 이의가 있으면 무기명비밀투표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밀투표 배경을 설명했다. 정산 스님도 “동국대 이사 문제로 밖에서 많은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각 의원스님들의 의견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기명비밀투표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반면 함결 스님은 “동국대 이사 복수 추천의 건은 선출과 다르다. 단순 동의안은 투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월권이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사심의특별위원장 정도 스님은 인사심의 결과에 ‘이의 없음’을 발표하면서도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너무 단순하다. 특정 의혹이 있어도 서류만 검증하기 때문에 검증 절차를 폭 넓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만당 스님을 대표로 39명의 의원스님들이 발의한 ‘영담 스님 의원 제명의 건’은 영담 스님에게 본회의 소명 기회를 주는 것으로 하고, 차기종회로 이월했다.

앞서 장명 스님은 신상발언을 통해 “영담 스님은 7선 최다선의원이다. 의원 역임하면서 여러 가지 좋은 입법활동을 해왔다”며 “94년 종단개혁을 촉발시킨 장본인에게도 사면의 기회를 주는 마당에 종단 집행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는 이유로 제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안건을 철회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종회의장 성문 스님도 “영담 스님은 어쨌든 종단의 여러 소임을 맡았던 분이고, 최다선의원이기도 하다. 절차를 신중히 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한 바 있다”면서 “소명 절차를 거친 뒤 11월 종회에 다뤘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표발의자 만당 스님이 “충분한 소명기회를 주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 이월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안건은 이월됐다.

이후 중앙종회는 종정감사특위 구성을 위해 잠시 정회했다. 이 자리에서 의장 성문 스님에게 “종회에서 부결된 동국대 이사후보자를 종관위가 다시 추천할 수도 있느냐”고 묻자 스님은 “그러기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부결된 사안을 다시 상정하는 것은 중앙종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러면서 성문 스님은 투표결과에 대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