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회 임시총회 무산, 부상자 발생
격해진 실랑이에 경찰이 출입 통제

▲ 8월 31일 용주사 일주문에서 전강문도회 측 스님들(아래쪽)과 용주사 스님들이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범계의혹을 임시총회에서 밝히겠다던 전강문도회가 용주사 스님들과 일주문에서 충돌했다. 경내에 진입하려는 전강문도회 스님들과 재가자, 이를 저지하는 용주사 스님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전강문도회가 임시총회를 열기로 한 8월 31일 오후 2시경 용주사 일대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용주사 스님들은 일주문에 설치된 목재문을 자물쇠로 걸어 잠근 채 일반인들의 사찰 출입을 통제했다. 일주문에는 ‘오늘은 용주사 경내 공사로 인하여 참배가 전면 불가합니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었다.

전강문도회 의장 정호 스님과 문도회 스님들, 이를 지지하는 재가자들은 용주사 스님들이 사찰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일주문 앞에서 입장문을 낭독했다. 정호 스님은 “문중 안팎으로 문제가 제기돼 문도들이 모여 지혜를 모으고자 했다. 공권력을 동원해 산문을 폐쇄하고 출가본사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해 난감할 따름”이라며 “더 이상 임시총회를 진행할 수 없음으로 이에 대한 책임은 현 본사 주지에게 있음을 확인한다. 앞으로 문중의 중의를 모아 불가의 전통에 따라 올바르게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조용하게 마무리 될 것으로 보였던 양측의 갈등은 정호 스님이 자리를 떠난 뒤 격해졌다. 전강문도회 측 스님들과 재가자들은 “문을 열라”며 일주문을 막고 있는 스님들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제보자로부터 받았다는 성월 스님 관련 신상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는 처ㆍ자식ㆍ소유 부동산 현황 등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목재문은 부러져 파손돼 떨어져 나갔고, 한 스님은 발목과 어깨를 다쳐 쓰러졌다. 몇몇 전강문도회 스님은 일주문 옆 담을 넘었으나 용주사 스님들의 제지에 사찰 밖으로 쫓겨났다. 또 어느 스님은 일주문을 막고 있는 용주사 스님들에게 물을 뿌렸고, 한 스님은 근육통에 사용하는 로션을 생수에 섞어 일종의 ‘무기’를 만들었지만 사용하진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양측의 충돌이 점차 심화되자 경찰은 일주문을 막아서며 진입을 통제했다.

경찰 통제 이후에도 전강문도회 측 스님들과 재가자들은 강력하게 항의하며 사찰 출입을 요구했지만 용주사 측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강문도회 강설 스님은 “어제 용주사를 방문해 성월 스님과 얘기를 나눴다. 당시 성월 스님이 ‘DNA검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문을 막고 있다. 호법부장 세영 스님도 한패다”고 주장했다. 이날 호법부장 세영 스님은 용주사 경내에 있었으나 어떠한 입장을 표하진 않았다. 이후 전강문도회 스님들은 한 곳에 모여 회의를 진행했으나 참석 인원이 적어 특별한 결의는 내지 않은 채 의견만 교환했다.

2시간 넘도록 이어진 실랑이는 4시 40분께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전강문도회 측 스님들은 “오늘로 끝이 아니다”며 걸음을 돌렸지만 성월 스님의 범계의혹과 관련된 양측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용주사 측은 지난 27일 있었던 ‘용주사 본ㆍ말사 주지협의회 성명서’를 배포했다.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용주사의 안정과 종단 발전에 저해되는 일체의 비방과 폭로를 중단하길 바란다”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 전강문도회 의장 정호 스님을 비롯한 문도회 측 스님들이 일주문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 전강문도회 측 스님이 문을 넘어가려다 제지 당하고 있다.
▲ 전강문도회 측 스님과 재가자들이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받은 성월 스님의 처자관계를 명시한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 실랑이 과정에서 부상당한 스님이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 충돌 과정에서 부서진 일주문에 설치된 목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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