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도덕교과서 개정과 관련해 위임을 받은 ‘통합도덕과 교육과정 개정연구팀’이 7월 30일 청주 한국교원대에서 ‘2015 교육과정 개정 2차 공청회’를 열고, 개정 시안을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주체적 인간관’, ‘평등적 세계관’ 등 그동안 교과서 속에서 모호하거나 왜곡되게 표현됐던 불교사상의 특징이 개정되는 교과서에서는 바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불교계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교과서에 실린 내용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갖는다. 초중고생들과 학부모들도 최고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물로 받아들인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대입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만약 불교를 왜곡되게 설명한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된다면, 향후 불교를 다시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할 경우, 평생 불교를 잘못 이해한 채 살아갈 수도 있다. 교과서를 바로잡지 못할 경우, 수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바로 배울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셈이다. 교과서 개정이 여느 포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인 이유다.

불교계는 그동안 초중고 교과서에 불교가 잘못 서술된 경우가 부지기수였음에도 이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일각의 지적이 있을 때도 필요성에 공감만 할 뿐, 돌아서면 그만이었다. 불교는 초중고에 걸쳐 사회, 역사, 미술, 고전, 도덕, 한문 등 많은 교과목과 연관돼 있다. 이번 일이 사부대중 모두가 교과서에 잘못 게재된 불교 내용이 없는지 세심히 살피는 호법신장이 되어 교과서 속의 불교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아가 불교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교과서를 제작, 보급하는 대불사에 나서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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