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맞아 뜻깊은 행사에도 불구
남북 경색국면으로 공동발원문 채택 무산

▲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8월 15일 서울 조계사에서 '광복 70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8.15 남북불교도 동시법회'를 봉행했다.

한민족의 애환이 담긴 광복, 올해 70주년을 맞아 남북불교계가 조국통일을 기원하며 남북에서 동시법회를 개최했지만 최근 남북 간의 경색국면으로 인해 공동발원문 채택은 무산됐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자승 스님)와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위원장 강수린)는 8월 15일 각각 서울 조계사와 평양 광법사에서 ‘광복 70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8ㆍ15 남북불교도 동시법회’를 봉행했다. 조계사에서 열린 동시법회에는 종단협 부회장 춘광(천태종 총무원장)ㆍ홍파(관음종 총무원장) 스님, 조계종 민족공동체 추진본부장 지홍 스님, 종단협 사무총장 월도 스님, 나경원 국회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광복70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 이창복 상임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주관한 이번 법회는 이례적으로 남북공동발원문을 채택하지 못했다. 민추본은 동시법회에 앞서 조불련 측에 남북공동발원문을 보냈지만 끝내 회신은 오지 않았다. 최근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과 대북심리전 등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경색된 것이 요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종단협 회장 자승 스님은 부회장 춘광 스님이 대독한 봉행사에서 “우리 민족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며 지금까지도 군사적으로 대치하며 여전히 전쟁의 기운 속에 살아가고 있다”면서 “만약 분단이 해결돼 군사비가 사회복지예산 등으로 더해진다면 국민들의 삶의 질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6ㆍ15 공동선언을 계기로 남과 북은 분단의 아픔을 해소하고 공존ㆍ상생하는 관계 되는 듯 했지만 몇 년 전부터 다시 갈등이 심화됐다”며 “불자들이 합심해 민족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이 땅의 통일정토를 구현하는 데 함께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경원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불교는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 국민의 삶과 함께 해왔다. 문화를 꽃피우고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줬다. 부처님 큰 가르침이 이 땅에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불교계가 앞장서 인도적 지원은 물론이고 남북불교, 나아가 남북이 하나 되는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불교계가 광복 70년과 분단 70년을 맞아 기쁨과 아쉬움을 함께 느끼는 국민들에게 희망의 에너지이자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며 “진정한 광복은 민족의 통일로 이룰 수 있다. 정부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고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축사했다.

이창복 상임대표는 “온 겨레가 광복 정신을 살리려면 남북 불자들이 한 곳에 모여 법회를 열고, 함께 얼싸안으며 민족 공동행사를 치렀어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러 발표에도 불구하고 행동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이제는 실질적인 대화의 길을 찾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추본 본부장 지홍 스님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전제는 상호 신뢰이므로 상대를 자극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정치ㆍ군사적 행위 중지 △남북간 대화와 교류협력을 가로막는 걸림돌인 5ㆍ24조치 해제 △남북 간 특사교환을 포함한 고위급 대화 실시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대한불교소년소녀합창단과 소프라노 정행 스님은 통일을 염원하는 축가를 불렀으며, 행사는 내빈들의 기념촬영으로 마무리됐다.

▲ 법회에 참석한 내빈 스님들.
▲ 종단협 부회장 춘광 스님이 헌화를 하고 있다.
▲ 종단협 회장 자승 스님의 봉행사를 대독하고 있는 부회장 춘광 스님.
▲ 종단협 부회장 홍파 스님이 축원을 하고 있다.
▲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지홍 스님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축사를 하고 있는 나경원 국회의원.
▲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이창복 광복70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 상임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 법회 참석 내빈들이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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