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억만장자가 7월 중순 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화로운 생활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이름이 트래버스 베이넌인 이 억만장자는 비키니 모델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은 물론 자신의 캔디샵 맨션에서 가졌던 사치스러운 파티 모습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본 사람들은 그를 향한 부러움과 존경보다 오히려 천박하다고 질타하고 나섰습니다. 사회의 그늘진 곳에 써달라며 기부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다른 부호들과 비교하면서 말입니다.

트래버스 베이넌은 억만장자는 분명하나 그 부가 영원하지 못하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또 물질적 풍요가 곧 행복이라는 오판에서 깨어나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의 질타가 이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상저옥배(象箸玉杯)’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찮은 낭비가 나라를 망치는 사치로 이어질 수 있으니 경계하라는 고사성어입니다.

‘상저’는 상아로 만든 젓가락이고, ‘옥배’는 옥으로 만든 술잔을 말합니다. 중국 상(商)나라의 마지막 임금인 주왕은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게 하였는데, 주왕의 숙부인 기자(箕子)가 이를 두고 “상아 젓가락이 나라를 망친다”고 걱정했다는 이야기가 〈한비자(韓非子)〉 ‘유로편(喩老篇)’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주왕은 총명하고 용맹했지만 자신의 재능을 지나치게 자신하여 신하의 충언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그는 술과 음악을 즐겼으며 여자를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주왕이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라고 명령을 내리자 기자가 걱정하며 말했습니다. “상아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면 그간 사용해 온 질그릇이 성에 차지 않아 반드시 진귀한 음식을 찾게 될 것이며, 그런 음식을 먹으면 평범한 옷이나 집으로는 만족하지 못해 비단옷과 화려한 ‘고대광실(高臺廣室)’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나는 상아 젓가락이 두렵기 그지 없다.” 과연 그의 말대로 주왕은 5년이 되지 않아 ‘녹대(鹿臺)’라는 화려한 궁궐을 짓고, 연못엔 술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의 경비는 백성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해 거둬들였습니다. 주왕의 사치와 방탕한 생활은 결국 나라를 멸망에 이르도록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권력이나 명예, 재물과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더욱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 합니다. 또한 살아가는 재미를 여기에서 구하려 하는 게 보통 사람들의 인식입니다. 하지만 탐착하면 할수록 이것이 자신을 스스로 망가뜨리게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잡아함경〉에 나오는 다음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진실로 너희들의 소유가 아닌 것은 다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긴 밤 동안 편안해지리라.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제타 숲에 있는 모든 초목과 잎사귀와 가지를 어떤 사람이 가지고 간다고 하자. 그러면 너희들은 ‘그것은 내 것인데 왜 가지고 가는가?’하고 따지겠는가?”

“아닙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그것은 ‘나’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과 제자들의 문답은 계속됐다.

“그러면 다시 묻겠다. 너희가 가지고 있는 눈, 귀, 코, 혀, 몸, 뜻은 영원한 것인가, 아닌가?”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것이 아니라면 괴로운 것인가, 아닌가?”

“괴로운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구들이여, 괴롭고 영원하지 않은 것에 집착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아무리 집착해도 ‘나’도 아니고 ‘나의 것’도 아니니라. 이렇게 관찰하면 모든 세간의 일에 대해서도 집착할 것이 없고 집착할 것이 없으므로 열반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번 생이 다하면 다시는 윤회의 몸을 받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긴 밤 동안 안락하고자 하거든 내 것이 아닌 것은 모두 버려라.”

부처님은 이처럼 우리에게 내 것이 아닌 것을 모두 버릴 때 열반의 경지에 이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대자유와 행복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은 버림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가르침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위로 주목받고 있는 기부문화도 부처님의 이 말씀에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흔 아홉 개를 가지고 있으면서 백 개를 채우려 다른 이의 한 개에 눈독을 들이는 게 인간의 욕심입니다. 그렇지만 설령 백 개를 채웠다고 해서 욕심이 끊어지진 않습니다. 부처님은 바로 이 점을 경계하셨습니다. 즉 집착은 또 다른 욕심을 낳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받아서 채워지는 마음보다 주어서 비워지는 마음’이 참된 불심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긴 밤 동안 안락하고자 하거든 내 것이 아닌 것은 모두 버리라”고 우리를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버린다는 의미는 이처럼 깊은 가르침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진정 행복하기를 원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더 집착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버리시겠습니까?

늘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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