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조계종 선학원정상화추진위 포함되자 불참의사 밝혀

지난달 29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선학원에 ‘이사 초청 간담회’를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에 이어 조계종 원로회의의 제안마저 무산됐다.

조계종 원로회의는 지난 14일 선학원 이사장 및 이사스님들에게 간담회를 제안하는 공문을 각각 보냈다. 공문에는 7월 23일 12시 서울 AW컨벤션센터에서 만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지난 제49차 원로회의에서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 법등 스님이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선학원은 원로회의의 제안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선학원은 회신 공문을 통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종단-재단간 갈등의 당사자로서 원로회의 큰스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종단 일각에서는 독자노선을 가려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으나 그 실상은 법인관리법을 만들어 선학원을 장악하려는 삿된 무리들에 맞서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선학원은 이어 “무고한 저희들에게 터무니없는 죄를 씌워 멸빈의 징계를 했으며 결과적으로 종단에서 쫓아냈다. 자구책으로 어쩔 수 없이 수계식을 봉행하고 승적업무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며 “멸빈된 상태에서 결코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 다만 선학원과 조계종의 역사를 잘 이해하고, 정화의 이념을 존중하는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선다면 언제든 대화에 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선학원은 이와 함께 법인관리법 제정 근거가 되는 종헌 제9조 3항의 폐지를 주장했다.

당초 선학원 측은 원로회의 만남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선학원정상화추진위 스님들도 함께 초청되자 불참의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학원과 선학원정상화추진위는 이전부터 입장 차이를 보여 왔다. 특히 법등 스님은 선학원과의 관계 개선에 진척이 없자 지난 제49차 원로회의에서 원로의원스님들의 경과보고 요청에 “몇몇 이사에 의해 선학원이 다른 길을 가려는 느낌이 든다. 나머지 이사들은 이러나저러나 생각이 없다. 위험한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조계종은 호계원이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등 이사 3인에게 확정한 멸빈 징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법인관리법 권리제한 유예기간인 7월 31일 이전부터 선학원 도제 교육지원을 사실상 중단해 양측의 갈등은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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